◎인권변호사 명성 중국계 아시아인으로 최고위직에빌 랜 리(48) 미 법무부 인권차관보대리는 15일 법무부에서 조촐한 취임식을 갖고 인권문제에 대한 미 최고위관리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6개월간의 오랜 「투쟁」끝에 따낸 자리이기 때문인지 TV에 비친 그의 얼굴에서는 남다른 감회와 각오가 엿보였다.
아시아계로선 최고위직에 오른 그는 74년부터 23년간 인권문제변호사로 일해온 중국계 이민2세. 뉴욕 할렘가에서 아버지의 세탁소일을 도우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에 대한 미국사회의 차별을 몸으로 느끼며 성장했다.
예일대에서 장학금으로 학업을 마친 그는 컬럼비아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은 뒤 곧바로 소수계차별철폐를 위한 인권운동에 투신했다. 인권변호사로서 화려한 경력을 인정받은 그는 6월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인권문제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는 법무부인권차관보에 내정됐으나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쳐 상원인준을 받지 못했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폐지된 소수계보호법(Affirmative Action)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공화당의 공격에 노출된 그는 같은 이유로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당초 내년말까지 의회의 인준이 필요없는 「휴회임명제」를 활용하려 했으나 공화당과의 전면전을 우려, 차관보대리로 한발 후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측은 보복을 공언하고 있어 그의 임명을 둘러싼 전운은 사라지지 않았다.
내년초 다시 의회인준전선에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하는 그는 『두려움도 편들기도 없이 반차별법을 집행해 나가겠다』고 취임일성을 토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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