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가뭄·홍수 식량난 신음97년 전세계는 82년이후 최악의 엘니뇨현상으로 몸살을 앓았다. 지구촌 한켠에서는 수십년만의 대홍수를 겪었고 그 반대편에서는 가뭄때문에 식량부족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산불이 가뭄때문에 몇개월째 계속되면서 초유의 연무사태가 발생, 인근 국가들까지 피해를 보았다.
아·태지역은 엘니뇨현상으로 가장 피해가 컸다. 특히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은 반세기만에 최악의 식량위기에 봉착했다. 한해 20여차례 태풍이 지나가던 필리핀은 올해 단 7차례만 태풍의 「덕」을 봐 내년 7월까지 전지역의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중·남미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나마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은 옥수수 콩 쌀 등 주요 농작물에서 정부차원의 비상대책이 발표될 만큼 타격을 입었고, 야자유 커피 코코아 사탕수수 고무 등은 시장교란 상황까지 초래했다. 보츠와나 짐바브웨 레소토 탄자니아 등 남아프리카는 가뭄으로 2,700여만명이 아사위기에 처했고, 100여년만의 최악의 수마가 엄습한 올 여름 중·동부유럽은 곳곳에서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엘니뇨로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때는 82∼83년. 전세계적으로 130억달러의 재산피해에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93년이후 4년만에 찾아온 올 엘니뇨는 3월부터 시작, 아직 진행중이며 피해규모는 82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인해 지난해 3.6%였던 세계 농업생산 증가율이 올해는 20년만에 가장 낮은 1.1%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엘니뇨에 따른 식량부족으로 비상구호가 필요한 국가가 37개국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40개국을 기록한 84년이후 최고치이다. FAO는 특히 중미·카리브해지역의 곡물수확량이 격감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5개국에 앞으로 6개월간 총 940만달러의 비상식량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등 해결해야 할 지구촌 환경재앙은 아직도 즐비하며 엘니뇨는 단지 그서막에 불과하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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