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국 기자 285명 판세·정권교체 여부 취재 분주한국의 15대 대통령선거는 외신 기자들에게도 취재 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까지 겹쳐 각국 언론매체들은 한국에 인원을 대거 증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에 경제문제까지 커버해야 하는 이들은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현재 투·개표 상황 취재를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프레스카드 발급을 신청한 외신 기자는 모두 19개국 45개 매체의 285명이다. 이중 94명은 이번 대선을 위해 별도로 급파된 인원들인데, 통역과 음향전문가 등 기술진들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투·개표 상황 외에 대선 과정과 IMF사태를 동시 취재하고 있는 보도진도 상당해 총원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LA타임스, CNN방송 등 유수의 언론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유별난 일본 언론들중에서는 요미우리, 아사히, 후지TV, 도쿄방송(TBS) 등이 본국에서 지원팀까지 받아가며 뛰고 있고 여기에 독일의 「슈투트가르터 짜이퉁」, 폴란드의 「폴리시 라디오」, 인도의 「더 힌두」, 프랑스의 「르 몽드」 등의 취재진이 15일까지 모두 입국을 마친 상태다.
외신 기자들의 관심은 출신 지역·나라·매체별로 조금씩 초점이 다르다. 전반적으로는 판세분석, 즉 누가 당선되느냐에 맞춰져 있지만 각 후보들의 정책방향이나 선택의 논리적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 여부도 취재 포인트이다. 지난달 방한한 LA타임스 취재단의 소니 에프런(38·여)씨는 『유권자들과 학계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고 있지만 그들이 충분하고 구체적으로 후보진영간 정책 차별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다소 비판적 견해를 표명했다.
요미우리 신문의 우에 이치로(우혜일랑·44) 지국장은 『이번 대선의 관전포인트는 과연 경제난이 정권교체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3당후보는 똑같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난달 4일 입국한 아사히(조일)신문의 사쿠라이 이즈미(앵정천·38·베트남 특파원)씨는 일본에서는 납치사건 등으로 인해 김대중 국민회의후보가 잘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DJ가 당선되면 불사조 같은 그의 인생역정을, 떨어지면 광주 정서와 정치인생의 끝을 부각하는 방향에서 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사히신문은 서울 지국장 출신의 오다가와 코(소전천·56·외신부 편집위원)씨 등이 파견돼 11월부터 선거취재를 돕고 있다.
외신기자들의 취재 방식은 크게 국내 언론 분석 및 현장 파악 등 두갈래로 나뉘는데 일본 언론은 상대적으로 축적된 지식과 연줄을 바탕으로 현장 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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