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NYT 웹사이트 ‘한국구제금융’방 불꽃논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NYT 웹사이트 ‘한국구제금융’방 불꽃논쟁

입력
1997.12.16 00:00
0 0

◎“한국 골드카드 남용 파산”“IMF는 전제군주인가”/학자 등 참여 한미 비판·충고 봇물『국제통화기금(IMF)이 무슨 전제군주냐』 『카드를 마구 써 빚쟁이가 된 주제에 돈꿔준 은행(IMF)을 욕할 수 있나』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21일 인터넷 토론장으로 개설한 「한국구제금융」란에 등장한 주장들이다. 이 웹사이트의 사이버논쟁에는 14일 현재까지 141개의 열띤 의견이 쏟아져 IMF구제금융에 대한 한국민의 반응, IMF처방과 조건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참가자는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를 비롯, 경제학자 학생 한국거주 미국인 등 다양하다.

『흔들리는 경제를 이런 식으로 구제해주는 게 옳은가. 아니면 정부가 결과를 걱정하지 않은채 경제를 마구 다루도록 허용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부제가 달린 이 사이트에는 미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는 내용도 있지만 귀담아 들어야 할 뼈아픈 충고도 적지 않다.

먼저 그동안 선진국이 다 된양 허장성세를 부렸던 한국인의 행태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 쏟아졌다. 한때 한국에 살았다는 참가자 「라면국수」(Ramennoodle)는 14일 『어려움에 빠졌을 때 남탓하지 마라. 정신차려라. 당신들의 나라가 가라앉으면 다른 나라도 망할 것이라는 헛된 생각을 버려라』라고 비판했다. 「라면국수」는 『한국은 세계에서 11번째의 경제대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세계 20위권의 경제대국중 지금 한국꼴이 된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허풍을 떨지 말고 정직하게 자신을 질타하지 않는 한 한국경제의 회복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50년 한국전 참전용사라고 밝힌 「짠돌이 샘」(Saltysam:샘은 미국을 의인화한 명칭)은 13일 『여러분들은 엄청난 성장을 했다. 그러나 고급 신용카드인 골드카드를 너무 많이 써 파산에 직면했다. 참으로 딱하다. 큰 은행에 가서 도움을 청하기로 했으나 시간이 없다. 빨리 행동하라. 여러분의 가족들은 상태가 왜 그렇게 나빠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은행을 욕하지 마라』고 지적했다.

IMF의 대한 구제금융조건과 이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행사여부를 놓고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다음은 주요 내용.

◇「아이 러브 유 앵크시」(Iloveyuanxue) :18%의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이외에 IMF는 다른 82%의 지분을 가진 나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스페이스걸」(Spacegurl) :IMF가 한국에 요구한 조건들은 미국의 견해를 반영한 것이다. 독일 등 다른 나라들은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IMF가 미국의 대리인이라는 생각을 뒷받침한다.

◇「피터트랭」(Petertrang) :본인은 경제학자다. 미국은 IMF를 통제하지 않으며 다만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는 채권자로서 당연한 것이다. IMF구제금융 조건은 연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담보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일본 상품 116개의 개방을 명시한 것은 구제금융조건의 합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선 것이다.

◇「브리트빅」(Brittvick) :오랫동안 개방을 거부해온 한국과 일본같은 나라들이 궁지에 몰렸다. 이 때 미국은 이들 국가를 개방시키는 기회로 이용해야 한다.

◇「윈터 97b」(Winter97b) :한국의 위기는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은행과 정부의 관리부실로 일어난 일시적인 신용의 문제다. 따라서 한국이 신용위기를 극복하는데 더 많은 돈을 지원해 줘야 한다.<박진용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