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100만명이 넘을 실업자들은 모두 어디로 가야 하나. 너도나도 창업전선에 뛰어들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가게를 차리거나, 다른 사람이 잘 하고 있으니 괜찮겠지 하고 시작하는 사업은 위험하다. 앞으로 2년 동안은 국내 경기가 성장세를 타기 힘들 것이고, 소비가 줄어들면 당연히 자영업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할 사업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성장의 「비상경제」에 걸맞는 사업, 장래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일까. 한국사업정보개발원(02―761―3511) 이형석 원장이 내놓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소자본 창업유망업종」을 소개한다.○인력알선·재취업교육 수요 폭발
▷실업에 따른 유망업종◁
기업 경영자들의 푸념이 『실업자는 많지만 쓸 만한 인재가 없다』는 데에서 『넘치는 고급인력을 어디다 어떻게 배치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쪽으로 바뀔 날이 멀지 않다. 긴축경영으로 퇴직한 중견사원들, 면접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유능한 젊은이들이 거리를 방황한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업은 맨파워뱅크(Man Power Bank)다. 전문·경력직 고급 인력을 소개하는 헤드헌트(Head Hunt)업도 유망하다.
매너교육사업도 떠오르는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차밍스쿨의 유행처럼 취업 예비자는 예비자대로, 취업자는 취업자대로 매너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주제별 능력교육사업도 활기를 띨 것이다. 퇴직인력의 재취업을 위해서나 전문직 취업을 위해서는 뭔가 한 가지 정도 보통 이상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외국어 학원, 인터넷 관련 기술교육장, 마케팅·무역 등 교육사업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자본창업 컨설팅 전문화 추세
▷창업전업 관련업◁
스몰비즈니스 컨설팅의 인기가 여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는 좀 더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좋겠다. 스트리트비즈니스 컨설팅, 프랜차이즈설계 컨설팅, 디자인 컨설팅, 인테리어 컨설팅, 맞춤여행 컨설팅 등과 같이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아이디어가 있는 자영업 희망자와 자본을 가진 사람을 연결하는 중계역할로 한 가지 사업을 완성시키는 인터미디어(Intermedia)사업자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체에서 상권분석을 맡았던 퇴직자라면 맞춤점포 주선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점포의 성패 판정이 빨라져 업종을 바꾸거나 상권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지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상권에는 초보이기 때문이다. 간판제작업도 이때 성수기를 맞게 된다.
○구내식당 등 기업용역 늘어난다
▷기업 감량경영에 맞춘 사업◁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업들은 불요불급한 조직을 외부 용역에 맡기는 비중이 커진다. 구내식당 운영대행업, 사내 심부름센터 등이 증가할 것이다. 기업의 사무용품이나 설비 재활용을 돕는 기자재 수리대행업, 컴퓨터 업그레이드 전문업도 유망업종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재고를 헐값에 파는 땡처리업도 이때 진가를 발휘한다. 적은 비용으로 중소기업의 모든 홍보를 맡아 대신하는 홍보대행업도 관심을 끈다. 인기 온라인게임에 광고를 넣는 게임광고 대행업이나 켜 놓은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을 동안에 광고가 뜨도록 하는 스크린세이버(Screen Saver)광고업도 도전할 만하다.
○알뜰심리 맞춰 도시락점 등 유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유망사업◁
계획없이 무절제하게 물건을 사들이던 「감성소비」에서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이성소비」로 구매행태가 바뀐다. 거리에서 간편하게 아침을 들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리트비즈니스나 이동 카센터 같은 모빌(Mobil)비즈니스, 도시락 전문점 등 배달서비스업 등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유통업이 대부분 경영위기를 맞을 것이지만 특정 상품을 전문으로 할인판매하는 카테고리킬러는 인기를 얻을 것이다. 맞벌이 부부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어린이를 돌보는 차일드케어 비즈니스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좋은 상품을 헐값에 살 수 있는 상품별 재활용 사업도 유망업종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 분명하다.
○‘정보’관련 사업에는 불황이 없다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경영에서든 소비생활에서든 어떤 경우라도 정보는 돈으로 직결된다는 생각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소자본 아이디어사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정보제공업(IP)이 더욱 인기를 누리게 될 것이다. 새로운 실업자는 대부분 화이트 칼라여서 「두뇌」는 있지만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으므로 정보를 가공해서 제공하는 이 사업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온라인 광고(제작)대행업이나 온라인 마케팅, 온라인 통신판매업 등은 눈에 띄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퇴직으로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갈수록 인기를 얻을 것이 분명하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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