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선전 유인물도 기승비교적 공명한 분위기였던 15대 대통령 선거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흑색선전과 비방이 난무,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PC통신은 흑색선전과 유언비어의 생산·전파수단으로 새롭게 등장, 공명선거 분위기를 어지럽히고 있으며 우편물이나 유인물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비방전도 가열화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과거 어느때보다 부동층이 많은 상황에서 이같은 구태의연한 비방·선전전은 오히려 해당후보에게 감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연일 선거관련 의견으로 메워지고 있는 PC통신 토론마당에는 온갖 비·속어까지 동원해 후보들을 공격하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다.
15일 「하이텔」에는 『총리때의 대쪽 이미지가 아니라 이제는 상대후보에게 상처를 입히는 가시나무』 『이 복잡한 세상을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 늙은 할아버지,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심이 어떠합니까』 『경선에서 16번이나 결과에 승복할 것을 약속하고도 번복한 후보는 약속을 예사로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비방문구들이 게재됐다.
지역감정은 상호비방전의 단골메뉴. 「천리안」의 한 이용자는 『○○○후보는 전라나라 대통령,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상식이하의 글을 띄웠는가 하면 또 다른 이용자는 『만약 이번에도 영남에서 여당후보 몰표가 나온다면 이제 더이상 영남은 없을 것』이라는 반협박성 글도 있다. 이밖에 때이른 당선축하인사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특정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E메일이 무차별로 보내지고 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PC통신의 게재내용을 특별반이 확인, 노골적으로 자기의견을 강요하고 특정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은 삭제하고 있다』며 『그러나 하루 수천건에 이르는 글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각 정당이 운영하는 공명선거감시센터에도 흑색선전물 등에 대한 제보가 요즘들어 하루 수백건씩 접수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4일부터 「파계승탈」내용이 적힌 선거홍보물 복사지가 전국사찰에서 대량 발견되고 서울시내 지하철과 공중전화부스 등에 「한나라당은 감옥에 갇힌 전직 대통령과 한뿌리」라는 내용의 스티커가 나붙어 수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민회의는 김대중 후보의 건강문제를 거론한 한길소식지가 전국 미장원 복덕방 등에 대량유포되자 긴급수거에 나섰으며 국민신당도 「이인제 후보를 찍으면 DJ가 당선된다」는 주장을 담은 한나라당 특별당보가 영남권에 대량 유포되고 있는 사실을 확인, 대책마련에 나섰다.
한편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상임공동대표 손봉호)에도 2, 3일전부터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문서를 팩시밀리로 배포하거나 전화여론조사를 가장, 특정후보를 비방 또는 홍보한다는 제보가 급증하고 있다.
공선협은 특히 PC통신을 이용,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는 사례가 급증, 통신이용자들의 항의가 많다고 밝혔다.<김정곤·유병률 기자>김정곤·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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