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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만 넘기자”/기업들 생존노력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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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만 넘기자”/기업들 생존노력 백태

입력
1997.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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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동결·공사중단 등 위기감 최고조/“들어온 돈 잡아놓고,나갈 돈 풀지말고”기업들이 지출을 최대한 동결하고 당장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최소의 영업만 추진하는 등 산업현장에 「우선 고비를 넘기고 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0대 그룹내 S그룹은 15일 긴급회의를 갖고 각 계열사마다 20일까지 최소한의 업무만 진행키로 했고 K그룹은 「들어올 돈 잡아놓고, 나갈 돈 풀지않는」 현금우선의 자금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다른 그룹들도 대외업무를 최대한 자제하고 이번주에 진행될 정치 경제적인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이 이번주 들어서면서 최대의 위기를 넘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기업현장에서는 이번주를 고비로 보고 생존차원의 대대적인 자구노력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고비넘기기전략은 현금조달과 지출동결로 집약된다. 돌아오는 어음을 우선 막기위해 최대한 현금을 쥐고 있겠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기업들은 그동안 환율상승에 따른 차익과 수입대금 결제용으로 확보해 두었던 외화의 매도에도 나섰다. 외화를 보유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은 또 물품대금 등으로 받을 돈을 최대한 당겨 받을 계획이지만 하청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지출동결에 우선 주력하고 있다. 만기상환자금의 연장을 위해 자금관련 부서 전원이 뛰고 있으며 어음결제와 만기자금의 상환 및 이자지급 등을 제외하고는 비용의 지출을 동결하고 있다.

이를위해 현금을 주어야만 가능한 자재구입을 일시 중단하고 원자재의 수입도 중단했다. 금융권이 신용장을 개설하지 않아 원자재를 수입할 수 없는 측면도 있으나 현금으로 수입하던 물량까지 중단하고 우선 재고만으로 현재의 고비를 넘기고 보자는 계획들이다.

일부 기업들은 진행하던 공사도 일단 중단했다. K건설은 분양시기가 확정된 아파트공사나, 터파기 공사를 이미 마쳐 추가공사를 안할 경우 안전성에 위험이 있는 공사 등을 제외한 모든 공사를 중지했다. 자재비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현금을 가져오지 않는 출장을 일체 금지하고 사내외 교육비지출을 완전 동결했으며 임직원들에 대한 경조사비 지출도 일단 중지했다. 지난주부터는 차량유지비도 지급하지 않고있으며 광고선전비나 운송비 접대비 등의 지출을 전면 중단했다. 연체료를 감수하면서까지 세금이나 공과금의 납부도 최소한 다음주 이후로 연기했다.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내주까지 계속될 경우 25일을 전후한 임금의 지급시기를 미루기로 한 기업들도 적지않다. 일부 기업들은 매월 10일을 전후해 지급해야 하는 임시직 근로자들의 봉급을 주지 못하고 있다.<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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