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새정부출범 앞당기자/신재민(특파원 리포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새정부출범 앞당기자/신재민(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12.16 00:00
0 0

1929년 10월24일. 주식가격의 급작스런 폭락이 뉴욕 월가를 강타한 이른바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 대공황을 알리는 전조가 된 이날 이후 미국경제는 기나긴 고통의 세월로 접어들게 된다. 임기동안 갖가지 방책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실패의 쓴 맛을 본 허버트 후버 대통령은 1932년 11월에 있은 선거에서 뉴욕지사였던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에게 42개주에서 패배하는 수모를 겪는다. 이미 마음 속으로 후버 대통령을 떠난 미국민은 루스벨트 당선자가 하루빨리 백악관에 들어와 무언가 해주기를 염원했다. 당시 대통령 취임일이 3월이었기에 루스벨트 당선자의 뉴딜정책이 시행되려면 넉달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상황은 너무도 급박했다. 결국 당선자는 2개월 앞당긴 1월에 취임식을 거행했고 그때부터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1월에 하는 전통이 생겼다.지금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않은 경제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너무도 명백한 레임덕 현상에서 빚어지는 정치적 공백기가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미 우리 국민은 김영삼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와 투자가들도 현정부가 내거는 금융개혁 프로그램을 믿지않아 지원과 투자를 꺼리고 있다. 18일 대통령선거가 끝난뒤 내년 2월25일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까지의 2개월을 이 상태로 보낼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래서 한국 실정을 잘 아는 한 미국인이 대공황때 대통령 취임식을 앞당긴 예를 얘기해주며 한국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했을때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대선직후 김대통령은 당선자를 국무총리에 임명, 그의 뜻에 따라 새 내각을 구성하고 조기에 퇴임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총리 자격인 당선자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법률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새 정부를 앞당겨 출범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꼭 그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새 정부의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당선자는 새 정부의 경제팀을 이끌고 워싱턴과 뉴욕을 방문해 미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월가를 상대로 우리의 개혁 프로그램을 내놓고 이들을 설득시켜야한다. 지금은 굴욕외교 운운할때가 아니다.<워싱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