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업체 물량공세 더 따라갈 여력없어/틈새공략·파격판촉·사은일 조정 등 나서불황과 구조조정의 와중에 있는 유통업계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살아남기위한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으로 인해 미도파 뉴코아 한신코아 아크리스 해태 등 좌초한 업체들이 속출하고 계속된 불황으로 대부분 마이너스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에 들이닥친 IMF체제는 업계를 더욱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대한 자본과 구매력을 갖춘 상위업체들도 매출감소로 휘청거리는 시점에 중소백화점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특히 단일점포를 갖고있는 백화점들은 업친데 덮친 격으로 계속되는 악재들을 어떤 방식으로 돌파해나갈지가 주목된다. 업계는 그동안 상위업체들을 중심으로 움직여온게 사실. 세일날짜와 기간 그리고 사은품 경품 모든 판촉행위에 있어 상위업체의 입장이 정해지면 무조건 따라하기식으로 경쟁이 이루어졌다는 얘기다.
단일점포 백화점들은 IMF체제를 맞아 따라가기식 물량공세대신 아이디어와 서비스 그리고 판촉전략의 차별화를 선택했다. 이제는 더이상 상위업체들의 횡포를 따라갈 여력도 없고 따라해서도 곤란하다는 독립선언인 셈이다. 업계는 이제 대형업체의 물량공세와 단일점포업체의 차별화한 아이디어가 맞부딪치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다.
단일점포들의 생존전략은 상권내 대형업체가 소홀한 틈새시장공략을 강화하고 형태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전략 아이디어를 내세운 판촉 등으로 집약된다.
그레이스백화점은 대학가가 밀집한 신촌의 지역성특성을 발판으로 젊은 백화점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의 알뜰소비를 겨냥해 8층 한개층에 가계절약이벤트홀이라는 이름의 아웃렛매장을 만들어 의류 생활용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11월초에는 대형백화점의 사은행사가 집중된 것을 겨냥해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로스리더 파격대전을 펼쳤다. 대대적인 사은품공세에 들어갈 비용을 가격 낮추는데 사용한 것이다.
상권경쟁이 치열한 영등포에도 경방필과 애경이 롯데와 신세계를 피해가는 지혜를 펼치고 있다. 경방필은 11월 롯데와 신세계의 사은품공세에 곧바로 따라가기보다 날짜를 바꾸어 대응했다. 애경은 롯데 관악점 오픈사은행사에 대응, 식품가격파괴대전과 애경카드 구매고객 대상 사은품증정을 펼쳐 지역주민들을 끌었고 월드컵열풍과 맞물려 한국축구 100년사전시회 등 다양한 볼거리행사를 계속 펼치고있다.
삼성플라자의 출현으로 긴장감이 돌고있는 분당에서도 블루힐은 삼성이 약한 분야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세웠다. 삼성플라자에 없는 식품매장을 강화하고 바디샵과 식품관내 스낵전문식당가 파티오를 설치하는 한편 고객서비스를 강화했다.
롯데 신세계 등 상위업체와 상권이 겹치는 쁘렝땅백화점은 최근 일요일 정기휴무를 결정했다. 일요일매출이 통상 가장 낫다는 통설을 깨고 쁘렝땅은 주변상권이 사무실로 밀집해 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감안했다. 외형보다는 내실을 기하자는 판촉전략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은품 경품 무이자 등의 서비스에 익숙한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그러나 아이디어와 차별화전략으로 단일점포업체들은 나름대로 자기영역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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