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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씨 “왜 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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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수씨 “왜 나만…”

입력
1997.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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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이꼴로 만든 정부관료들도 모조리 구속해야”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수감중인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올들어 30대 재벌 중 무려 7개 그룹이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간데다 최근에는 금융기관마저 부도를 막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유독 자신만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병이 도진 때문인지 평소 고혈압과 협심증 등의 지병에 시달려 온 그는 최근 합병증 증세를 보여 한달여 가족 면회조차 사절하고 있다.

정총회장의 한 측근은 『정총회장이 건강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한보뿐 아니라 부도난 그룹 책임자들과 나라경제를 이 꼴로 만든 정부관료들도 모조리 구속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정총회장은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3천억원만 지원받았어도 한보그룹의 부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정부의 무계획한 경제운용이 한보를 비롯한 기업들의 연쇄부도와 IMF사태를 야기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법원 주변에서도 국가 전체가 부도난 최근의 경제상황과 보석으로 풀려난 김현철씨와의 형평성 때문인지 정총회장에 대한 동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총회장은 이처럼 사회·경제적 분위기가 유리하게 돌아가자 재기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보철강에 20조원에 이르는 정리채권을 신고했지만 법원이 받아 들이지 않자 최근 변호인을 통해 1천2백억원의 정리채권 확정 청구소송을 다시 제기했다.<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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