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오해불식 우리가 한목소리 내야”/이회창·김대중 후보는 회동 내내 신경전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김대중 국민회의,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회동에서 「공동발표문」을 내는 등 경제위기를 맞아 모처럼만에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와 김대중 후보는 「재협상」언급을 둘러싸고 회동 내내 격론을 벌이는 등 신경전을 계속했다.
공동발표문은 『우리들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로서, 그리고 장차 대통령이 되거나 야당의 지도자가 될 사람으로서 당면 경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긴급회동을 갖고 합의한다』는 전문에 이어 3개 합의사항으로 이뤄져 있다. 발표문 끝에는 김대통령과 3당 후보가 한글 이름의 서명을 했는데 김대중 후보만이 「대」자에 동그라미를 친 서명을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9시 회담장인 본관 2층 백악실에 도착, 기다리고 있던 3당 후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인사했다. 이어 김대통령이 원탁 중앙에 자리를 잡았고 왼쪽에 김대중 후보, 오른쪽으로 이회창 후보와 이인제 후보가 차례로 앉았다.
김대통령이 『이 때가 바쁠 때인데 수고 많으시지요』라며 『이번에 눈이 많이 내렸으나 아직 녹지 않고 있다』고 대화를 시작하자 이회창 후보가 『어제 충남지역에 갔는데 그쪽에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회동이 끝나갈 무렵 김대통령은 『세계 언론이 한국을 믿을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약속을 안 지키는 나라로 보도하고 있다』며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세분과 내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3당후보 공동발표문
우리들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선거의 후보자로서, 그리고 장차 대통령이 되거나 야당의 지도자가 될 사람으로서 당면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오늘 긴급회동을 갖고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합심단합하여 모든 고통을 감내하면서 더욱 분발할 것을 호소한다.
2. 정부, 정당이 솔선하여 근검절약하며 국민들의 재산보호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우선적 노력을 기울인다.
3.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여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인도를 높이고 금융시장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1997년 12월13일. 대통령 김영삼.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이회창. 새정치국민회의 대통령후보 김대중. 국민신당 대통령후보 이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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