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선거목적 진의왜곡 말라”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13일 청와대 회동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발언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였다.
이후보는 먼저 『IMF협상 과정에서 3당 후보들이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각서까지 썼는데 김후보가 집권후 재협상을 주장하는 바람에 산업은행이 기채를 못하는 등의 사태가 일어났다』며 『재협상을 하겠다는 말을 한 분이 책임지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후보는 『이후보가 그 문제로 나를 공격해 정치적 덕을 보려고 애쓰는데 나는 추가협상을 하자는 것이지 IMF와의 합의를 전면부인하고 뒤집겠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후보는 또 『선거를 목적으로 말꼬리를 잡아 진의를 왜곡하지 말고, 그 문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내일 TV토론회에서 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IMF합의는 피를 토할 내용』이라며 『국민의 7할이 재협상을 원한다고 하고 언론도 그렇게 보도해 왔는데 나 혼자에게만 모든 것을 떠 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후보는 이를 다시 공박했다. 이후보는 『구제금융은 피를 토할 일이지만,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해놓고 재협상을 주장한 것은 상황이 변하자 말을 돌린 게 아니냐』고 물은 뒤 『그후 또다시 추가협상으로 말을 바꾸는 등 정치인으로서 말바꾸기 한 점을 솔직히 시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후보는 이에 『지난번 TV토론에서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문제점이 있으면 추가협상을 하자는 얘기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도 이후보가 『재협상 이야기가 나와 이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유감』이라고 공세의 고삐를 계속 조이자 김후보가 『이후보의 나에 대한 말씀은 내일 하자』고 말을 끊어 논쟁은 일단락됐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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