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폭락탓 비행기 한대값으로 인수 가능/KAL·아시아나 노조 등 자사주매입운동국제통화기금(IMF)시대 외국인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기위해 노조가 나섰다.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가 50%로 확대됨에 따라 국적항공사에까지 외국인의 M&A 가능성이 제기되자 노조원과 직원들이 회사방어를 위해 주식갖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노조는 12일 직원들의 12월분 상여금 전액(약 2백억원)으로 자사주를 매입, 경영권 보호에 앞장서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그룹내 금호건설 직원들도 결의대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우리나라 국적항공사는 현재 대한항공이 1백12대, 아시아나항공이 50대의 항공기를 보유, 자산가치가 뛰어난데다 인천국제공항 개항후 성장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외국인들이 눈독을 들여왔다. 또 양대 항공사 보유항공기는 거의가 신형으로 환금성이 뛰어난 점도 매력이 되고 있다.
최근의 주가폭락과 환율폭등으로 이날 현재 대한항공은 보잉 747 항공기 1대값도 안되는 1억1천만달러(약 1천9백억원)만 가지면 50%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7천만달러(약 1천2백억원)로 대주주인 금호건설,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 3개사가 보유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의 54%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양대 국적항공사의 자본금은 대한항공이 2천5백78억원, 아시아나항공이 3천5백억원이며, 대한항공은 조중훈 한진그룹회장일가가 전체주식의 24.76%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건설, 금호타이어, 금호석유화학 등 계열 3사가 54.1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우리나라 국적항공사가 외국인의 「기업사냥」에 일단 안전하다고 밝히고 있다. 현행 「외국인투자에 관한 규정」에서 항공운송업의 외국인 투자한도는 20%로 제한돼 있고, 2000년부터 50%까지 확대키로 해 증권거래법에서 외국인 투자한도를 늘린다 해도 외국인의 국적항공사 주식매입은 제한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몇명의 외국인이나 기업이 짜고 국적항공사의 주식을 매집, 경영권을 확보했을 경우에도 정부는 그들의 권한을 박탈할 수 있다고 건교부는 밝혔다. 또 우리와 항공협정을 맺은 상대 국가도 외국인이 경영권을 확보한 우리 국적항공사의 취항을 일방적으로 금지시킬 수 있게 돼 있다는 것이다. 가령 외국항공사가 몇몇 외국회사와 짜고 A항공사 주식을 매집, 경영권을 확보했을 경우 기존의 A항공사가 취항하고 있는 국제노선 취항권은 우리 정부 또는 상대국 정부에 의해 취소될 수 있다. 다만 국내선은 취항이 가능하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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