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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회동 주목한다(사설)

입력
199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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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이 현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차기 대통령당선자가 요구할 경우 총리를 포함한 각료들을 교체, 실질적인 새내각을 구성하리라는 보도다. 또 차기 당선자가 국가 중요정책에 관해 건의해 올 경우 그 뜻을 존중, 시행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말하자면 당선자에게 조각권을 비롯한 국정운영권을 상당부분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김대통령의 그같은 구상은 현재와 같은 난국을 수습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관한 구체적이고도 체계적인 준비가 있어야 하리라고 본다.지금의 국가부도우려는 촌각을 다투면서 대외채무중단위기로까지 악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위기일발의 순간이다. 유감스럽게도 김대통령의 리더십은 이제 더 이상 위기관리책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공황적 분위기가 이를 증명한다. 「과연 탈출구는 없는가」하는 절망섞인 소리들만 메아리치고 있을 따름이다. 지금과 같은 공동화상태가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된다. 따라서 김대통령의 선택은 국가나 김대통령 자신을 위해서도 불가피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몇사람의 전직 고위관리들을 대통령특사로 미국 일본 유럽등에 긴급파견키로 했다고 한다. 실효성에는 허다한 의문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가능한 모든 길을 타진할 때다. 여기에 우리 모두가 이른바 IMF사태를 진정 똑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우리 내부의 자세와 태세에도 똑같이 점검의 눈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선거까지 이제 앞으로 남은 4∼5일이 국가부도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시기다. 또 당선자가 결정된 후 2개월 남짓한 정권교체기간에 국가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십 공백이 초래할 수 있는 화는 더 이상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당선자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그를 중심으로 새로운 리더십이 작동돼야 한다. 일부에서는 별의별 방안들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가 파산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격을 따질 겨를이 어디 있느냐고 더러는 파격적인 제안도 있는 줄 안다. 다행히 지금 김대통령이 당선자에게 적극협조의사를 밝히고 있다. 적어도 형식의 문제같은 것은 사태를 수습하는데 크게 걸림돌이 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보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 사회의 국론불일치현상이다. 가뜩이나 후보간 득표경쟁 때문에 국론이 찢길대로 찢겨진 상태다. 소위 IMF재협상소동이 좋은 예다. 일부후보의 득표용 인기발언 때문에 돈꿔줄 국가나 은행들이 다시 고개를 돌리고 있다고 한다. 결국 심각한 외화난으로 지불불능사태까지 몰리고 있다.

오늘 상오 청와대 3당후보 긴급회동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자리가 국론분열현상의 종식을 다짐하는 자리이기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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