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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상대비방 판친다

입력
199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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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 초반 정책대결 약속어기고 ‘약점 파고들기’ 공세/“추워서 유세못해”“생머리 밀어내”“어차피 안될 사람”대선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오자 상대방의 아픈 곳을 침소봉대하거나 흑색선전에 가까운 비방을 퍼부어 대는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제파국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부동층이 늘어나고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지자 각후보진영은 초반의 정책대결 약속과는 달리 마구잡이 홍보전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은 막판에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적극 활용,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대중 후보의 건강문제. 한나라당은 12일 여러 성명을 통해 『김대중 후보는 추위가 무서워 길거리유세도 나서지 못한다』 『김대중 후보는 턱을 흔들며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연설을 마쳤다』고 공격했다.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는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는 지역감정 자극성 발언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11일 성명에서는 『이인제 후보 두 형이 이유없이 군대에 가지않아 부친에 대한 소문(사상문제)과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식의 의혹제기도 있다. 이밖에도 구전홍보를 통해 유포되는 비방중에는 상대후보 부인의 속옷까지 문제삼는 저질스런 얘기들도 포함돼 있고 모후보가 죽은 사람을 찾더라는 허무맹랑한 음해도 있다.

○…국민회의의 네거티브전략은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헤어스타일에서부터 이후보 두아들의 병역기피의혹 등에 이르기까지 이후보와 관련된 것중 틈새가 보인다 싶으면 즉각 집중포화를 퍼붓는다. 대부분 사실확인을 거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정치논리」만으로 인신공격성 자료를 내놓기도 한다. 이후보가 헤어스타일을 바꾼 데 대해 『날카로운 인상을 희석시키기 위해 생머리를 밀어냈다』는 주장을 편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전화통화를 가진 한나라당 조순 총재에게는 한말 친일매국노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추악한 사대매국행위를 저질렀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국민회의 대변인실 주변에선 『한나라당이 막판금품살포를 위해 1,000억원을 준비중이라더라』는 역선전도 흘러 나오고있다.

○…국민신당의 네거티브 공세는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후보 두아들의 병역기피의혹, 경제파탄에 대한 책임론,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원천적 결격사유 등이 단골 메뉴다. 병역기피 문제는 이후보 둘째아들 수연씨의 키 조작 주장에서 국민회의가 제기한 큰아들 정연씨의 고의감량 의혹에 대한 가세에 이르기까지 거론가능한 모든 「건수」를 도마위에 올리고 있다. 또 「이회창은 어차피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역불가론도 은근히 전파하고 있다. 「이인제를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는 한나라당측의 주장을 뒤집은, 「이회창을 찍으면 김대중이 된다」는 구전홍보도 같은 맥락이다. 김대중 후보에 대해선 건강문제와 DJT연합의 노쇠함을 주로 거론하고 있다.<이영성·장현규·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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