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공영선거정신 희석” 비판「TV선거」의 화려한 등장으로 유권자들은 안방에서도 충분히 각 후보를 비교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러나 TV를 통한 선거운동이 갈수록 과열 경쟁양상을 보이면서 이에따른 부작용도 생겨나는 양상이다.
광고물제작이나 방송시간대를 확보하는데 드는 돈이 예상외로 과도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정치개혁 및 선거공영의 정신을 희석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TV와 라디오 등 전파미디어를 통한 선거비용으로 대략 80여억원 정도를 계상하고 있다. 이른바 전파유세인 TV 및 라디오 연설비용만 72억원이 들어간다. TV연설은 편당 3억원씩, 총 66억원(22회)이 들고, 라디오연설에는 모두 6억원이 소요된다. 방송제작비는 편당 500만원정도 밖에 들지 않았으므로 방송연설비용의 98%가 결국 방송국에 내는 전파사용료인 셈이다.
방송광고는 30회까지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1회에 2,000만원씩의 방송사용료를 내야하나 이를 모두 채우진 않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보낸 방송광고비용으로 5억∼6억원 정도가 들었다.
11일 현재까지 들어간 방송비용은 대체로 45억원 정도이며 이는 모두 일시불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측은 TV·라디오 광고와 후보연설 및 찬조연설을 위한 시간을 방송사로부터 「사들이는」데 드는 비용만도 9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거공영제의 범위가 확대됐다고는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로 사후에 보전되는 액수는 4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국민회의측 주장이다. 또 방송시간을 확보하는 데 드는 매체비용은 「외상」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금마련에 애로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 당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현금마련을 위해 이미 지급된 예산의 10%를 삭감, 환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광고 및 연설을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상대후보와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제작된후 「수준이하」로 폐기된 광고·연설을 감안하면 총 제작비용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국민신당은 11일 겨우 TV 찬조연설만 한차례 실시했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신당은 『선거를 안 치를거냐』는 지지자들의 「불평」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어떤식으로든 자금을 구해 후보자연설, 찬조연설을 각각 3회씩은 실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런 처지 탓인지 국민신당측은 TV선거의 고비용구조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신당 관계자는 TV광고 30회(9억원가량), TV후보자 연설 11회(33억원) TV찬조연설 11회(33억원) 등을 모두 활용할 경우 총 75억원가량이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국민신당 홍보관계자는 『고비용선거를 청산한다고 미디어선거를 도입했지만 TV 유세비용이 너무 비싸 여전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선거』라며 『TV합동토론을 5∼6회로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정진석·고태성·김광덕 기자>정진석·고태성·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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