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세계유일’ 첫 공연/최장·최다공연최대관객/18∼21일 200회 돌파/역동적 몸짓 90분 ‘매료’73년 4월21일, 우리나라 무용사상 최고 히트작이 태어났다. 국내 현대무용의 대모격인 육완순 안무 무용극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 현대무용이 낯설기만 하던 시절, 이 작품은 대중의 관심을 폭발시켰다. 이화여대 교내행사로 치렀던 첫 공연의 입소문이 나서 또 하라는 주문이 빗발쳤다. 한 달 뒤 일반에 공개됐을 때 이를 보려는 관객들로 이화여대 교문 밖까지 장사진이 벌어졌다. 그로부터 25년. 이 작품은 부활절과 성탄절 레퍼토리로 뿌리내렸다.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의 행진이 공연횟수 200회를 돌파한다. 18∼21일(18·19일 하오 7시30분, 20·21일 하오 3시·6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이 무대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50만명 이상이 이 작품을 봤다. 최장·최다 공연, 최다 관객의 대기록이다. 1회 공연으로 단명하는 게 일반적인 국내 무용 풍토에서 볼 때 「슈퍼스타…」의 4반세기를 꺾는 장수는 「기적」과 같다. 연말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86년 첫 공연 이후 26만명 관람)이 이에 버금갈 뿐이다.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는 본래 팀 라이스와 앤드루 웨버가 작곡한 록오페라다. 70년 영국에서 처음 선보였고 바로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점령했다. 예수 최후의 고난의 며칠을 다룬 이 작품은 빠르고 강렬한 음악으로 종교를 떠나 지금도 전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무용극으로 만든 「슈퍼스타…」는 육완순씨의 것이 세계에서 유일하다. 음악을 그대로 가져다 춤으로 만들었다. 현대무용의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몸짓이 1시간 반 동안 쉬지 않고 이어져 무용수의 기량과 체력을 시험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예수, 유다, 막달라 마리아 등 주역의 강한 개성과 군무의 앙상블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있다.
「슈퍼스타…」는 많은 스타를 낳았다. 첫번째 예수는 육완순씨 자신이었다. 현대무용가 치고 이 작품을 안거친 사람은 거의 없다. 무용수들이 이 작품과 함께 성장했다. 에피소드도 많았다. 75년 미국 내쉬빌 공연 때 일이다. 예수가 빌라도의 법정에서 39대의 매를 맞고 쓰러지는 장면에서 예수역의 육씨가 진짜 기절해버렸다. 한달간의 미국 순회공연 마지막 무대, 예수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무대 뒤로 옮겨져 여러차례 찬물 세례를 받고서야 정신을 차려 간신히 무대에 나가 인사를 했다.
이번 공연은 예수 최두혁, 막달라 마리아 이윤경 최혜정, 유다 박진수 등 5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주역을 비롯해 50여명이 출연한다. (02)272-2153<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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