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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짧다” 눈길속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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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짧다” 눈길속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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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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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영남권 순회 마치고 북상 충청권 표밭갈이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11일 경북 영주방문을 끝으로 부산에서부터 거슬러온 영남권 표밭갈이 북진대장정을 마치고 세 후보의 각축장인 충청권으로 무대를 옮겨 1박2일 일정으로 표밭다지기에 나섰다.

이후보는 이날 10여차례의 거리유세를 통해 김대중 국민회의·이인제 국민신당후보를 공격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김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충청권 유세에서는 김종필 자민련명예총재를 맹공하는 등 「DJP 때리기」작전을 구사했다. 이후보는 또 「이인제 지지=DJ당선」논리를 펴면서 자신만이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후보는 또 김대중 후보가 주장해온 국제통화기금(IMF) 재협상론을 겨냥, 『IMF와의 협상과정에서 김후보가 재협상 주장을 하는 바람에, IMF측이 「합의한 협상결과를 고치겠다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문제제기를 하는 등 우리나라의 국제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다』면서 『그가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면서 우리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후보는 이 지역에서 김종필 명예총재가 여러차례 거리유세를 통해 DJT의 정권교체론을 주장해왔다는 점을 의식한 듯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충주 현대타운상가앞 유세에서 『JP는 중대한 판단착오를 했다. 이 나라의 운명과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정략을 위해 DJ와 합의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DJ가 집권하면 국민회의 77석, 자민련 42석으로 안정을 이룰 수 없고, 내각제 다툼으로 혼란과 갈등만 있을 것』이라며 『젊다고 해서 이인제 후보에게 표를 던지면 결과적으로 김대중 후보를 도와주는 꼴만 된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청주 중앙공원 유세에서 전날 입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 근혜씨와 함께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보는 이에 앞서 안동향교를 방문, 유림인사 200여명과 만나 『선비정신처럼 타협없는 굳건한 정신으로 정도를 가는 국가지도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청주=김성호 기자>

◎김대중/불심잡기 틈새공략·벤처기업인들 만나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는 11일 조계사로 송월주 총무원장을 예방, 「불심 잡기」에 나섰다. 김후보의 이날 조계사 방문은 최근 한나라당이 「파계승탈」문제로 불교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의미심장했다. 김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총무원 건물 6층에 있는 불당에까지 올라가 예불을 올리는 「정성」을 보였다.

김후보는 월주스님에게 ▲신라시대 황룡사 및 백제시대 미륵사 복원 ▲팔만대장경 한글번역·전산화 ▲국립공원입장료 폐지 등 불교계관련 공약을 설명했고, 월주스님은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불교신문에 (국민회의)공약내용을 공정하게 실어 보도하겠다』고 말했다. 김후보는 조계사를 나오는 길에 LA타임스와의 회견을 통해 『우리의 국제통화기금(IMF) 재협상 주장은 협상결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인정하면서 매분기 우리의 경제실정에 맞도록 조정하자는 것일 뿐』이라며 재협상과 관련한 외국언론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김후보는 이에 앞서 청년벤처기업인 모임에 참석, 벤처기업 육성과 집권후 「경제사면」을 역설하는 「경제유세」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김후보는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 한국청년경제포럼의 「화상 심포지엄」에서 벤처기업 관련 공약을 밝힌 뒤 청년경제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후보는 『미국 벤처기업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성장의 34%를 기여하고 21세기형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우리당은 매년 1만개의 벤처기업이 창업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후보는 대전 등 지역 벤처기업인들과의 원격 화상대화를 통해 『경제파탄을 초래한 정치인과 관료는 청문회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응분의 문책을 받아야 한다』며 『이번 위기로 인해 본의 아니게 경제전과자로 전락한 경제인에 대해 경제사면을 단행해 새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후보는 하오에는 서울 양평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TV연설을 녹화한 뒤 14일에 있을 TV합동토론에 대비했다.<이영섭 기자>

◎이인제/제천서 대전까지 새벽부터 숨가쁜 일정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11일 상오 5시30분 충북 제천 농산물공판장에서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숨가쁜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보는 이날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일정의 차질이 예상되자 몇몇 일정을 취소하는 대신 새로운 일정을 동선에 맞춰 집어넣는 등 순발력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 서울 강원 유세에 이어 밤 11시30분 제천 시내 야간유세까지 무려 14시간여의 강행군을 펼친 이후보는 『체력 하나는 타고 났다』며 이날 농민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이후보는 이어 상오 7시 제천 서울파크호텔에서 열린 제천·단양주민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두 아들의 몸무게가 똑같이 10㎏씩 줄어들어 군대를 안간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 더욱이 둘째 아들은 비싼 달러를 주고 귀국해서는 키만 재고 감으로써 병사들의 사기만 떨어뜨렸다』며 이회창 한나라당후보 두 아들의 병역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최근 부도를 낸 한라중공업의 충북 음성군 소이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침울한 회사 분위기를 감안, 상대 후보에 대한 비난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 나라의 대표적인 중공업회사가 금융위기로 어려움에 처했다』며 『회사사랑이 나라사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회사가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해 변정수 사장을 비롯, 점심식사중인 200여명의 근로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후보는 이날 거리유세에서 새로운 조크 두가지를 선보여 지지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대전 흥업백화점앞 1,00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는 『미국 대통령후보 거리유세때는 많아야 200명이 모이는데 지금 모인 사람은 10만명이 훨씬 넘어보인다』고 했고, 충주 시장유세에서 한 아주머니가 후원금 2만원을 내자 『돈도 고맙지만 표도 2만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기온이 급강하한 날씨탓인지 이날 처음으로 평소 입던 검은색·황색 점퍼 대신 두꺼운 오리털 점퍼를 입은 채 거리유세에 나섰다.<충주=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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