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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감량 폭로’ 3당 치열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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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감량 폭로’ 3당 치열공방

입력
1997.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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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왕씨 주장/90년 10,11월께 정연씨 방법문의/두달동안 수시접촉 살인적 감량병무청직원 이재왕씨가 이회창 한나라당후보 장남 정연씨에 대한 「고의적 감량」의혹을 제기, 이씨 주장의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3당후보진영간에 치열한 공방이 일고 있다. 이씨의 주장과 한나라당의 주장을 토대로 의문점을 살펴본다.

[이재왕씨 주장 요지]

이정연씨는 90년 10월, 또는 11월께 롯데호텔 지하에서 뉴욕주립대에서 함께 유학하고 귀국한 이종 6촌동생 심모(34)씨와 함께 병역면제를 위한 방법을 문의했다. 병원에서 먼저 검진을 받으라고 했더니 서울대병원의 검진결과를 가져왔다. 당시 정연씨는 55㎏이었다. 정연씨는 입영날짜가 정해지면 통보해 달라고 요청해 병무청의 담당직원에게 입영연기를 부탁, 입영 두 달전에 알려줬고 병역면제 참고자료인 조견표도 건네줬다. 정연씨는 두 달동안 55㎏이었던 체중을 살인적인 감량을 통해 입영 사흘전 47, 48㎏으로 뺐다. 다이어트 기간에 수시로 접촉하며 상담을 받았다. 음식도 줄이고 나중에는 물도 안먹었다고 했다. 3, 4급으로 방위판정을 받을 줄 알았는데 면제를 받아 나도 놀랐다.

◎한나라당 반박/만난 시점 출입국 기록 미 체류중/6월 병원기록 50㎏ 만날 이유 없어

한나라당은 이재왕씨의 「양심선언」 내용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씨와 정연씨가 만난 시점이 틀리다는데 있다고 말한다. 이씨는 10일 『90년 늦가을인 10, 11월에 만났다』고 말했으나 한나라당이 공개한 출입국기록에는 그 기간중 정연씨는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씨는 12월29일에야 귀국했다.

두번째 한나라당의 지적은 정연씨가 당시에 과연 이씨와 감량문제를 상의할 필요가 있었겠느냐는 점이다. 90년 6월18일자 서울대병원의 병사용 진단서에 따르면 정연씨는 키 180㎝, 몸무게 50㎏이었다. 이는 병역면제기준인 179㎝이상, 50㎏미만에 도달한 신체조건. 따라서 정연씨가 감량을 위해 구태여 이씨를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이씨는 상담할 때 정연씨가 55㎏이었다고 했으나 그 전인 90년 6월께 서울대 병원 진단서에는 50㎏으로 기록돼있다. 이씨의 말과 틀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씨의 최근 행적을 의문시하고 있다. 한나라당 백남치 의원 보좌관은 『지난 10월 이씨가 정연씨의 결백을 입증해 주겠다며 10억원을 요구해 왔다』고 주장했다.<유성식·고태성 기자>

◎국민회의,대질요구하며 2차공세 준비/한나라당 “매수에 의한 날조” 검찰고발/국민신당 “부모가 몰랐겠나” 사퇴공세

○…국민회의는 정연씨와 이재왕씨의 공개 대질을 요구하며 공세의 고삐를 죄어갔다. 국민회의의 핵심 간부들은 이날 당관계자들의 「보호」아래 있는 이씨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대책을 숙의했다. 그 결과 이씨에 대한 매수설등 한나라당측의 역공을 「대질 요구」로 대응키로 했다. 섣불리 추가 폭로에 나서 진위여부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기 보다는 결정적인 기회를 노리겠다는 입장이다.

천용택 의원은 『물증이 있다』며 『먼저 한나라당측의 대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이와함께 이씨 부인의 신병을 확보, 이씨 증언의 녹취록에 대한 공증절차를 밟는 등 2차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씨는 경기고와 한국외대를 졸업, 11년째 병무청에 근무한 공무원』이라고 밝히는 등 이씨의 금품요구설에 대해 간접방어선을 폈다. 국민회의는 또 이날 밤 당소속 국회 법사·내무위원들을 소집, 이씨에 대한 긴급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요청한 안강민 서울지검장의 문책을 요구하고 12일 김태정 검찰총장과 황용하 경찰청장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이날 『서울지검장이 고발사건에 대해 직권으로 긴급체포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한 것은 사실상의 진실은폐 작업』이라고 결의했다.

○…국민신당은 이씨의 폭로를 「호재」로 보고 한층 공세의 수위를 높여 이회창 후보 사퇴공세로 연결했다. 한나라당의 이인제 후보 사퇴공세에 대한 맞불놓기였다. 김충근 대변인은 『정연씨가 살인적인 감량을 했는데도 부모가 몰랐을리 없다』며 『이회창 후보는 지체없이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한 뒤 후보직 사퇴와 동시에 정계를 완전히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신당은 이와함께 한나라당 흔들기를 계속했다. 『한나라당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리라 기대한다』는 비켜치기였다. 국민신당은 또 『이후보의 장남 정연씨가 대외경제연구원을 갑자기 그만두게 된 이유와 연구원에 보관된 그의 신상카드가 폐기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엄포를 놓았다.

○…한나라당은 이씨의 「양심선언」이 매수에 의한 허위날조라고 주장하며 이씨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씨가 정연씨를 만났다고 주장한 시점의 출입국관리기록과 서울대병원의 검진기록을 내세워 이씨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국민회의측을 겨냥, 『이씨의 신병을 몰래 숨길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국민 앞에 내세워야 한다』면서 『이씨 가족 모두가 닷새전부터 집을 비운 것이나, 이씨가 공무원이면서도 최근 일반여권을 발급받은 것 등은 국민회의가 이씨를 매수, 부재자 투표 전날 기습적으로 양심선언을 하게한 뒤 도피토록 교묘하게 공작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씨에 대한 매수설을 뒷받침하기 위해 이씨 이웃사람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서순복(43·여·서울상계동)씨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씨 부인인 유명애씨의 친구 유모씨로부터 유명애씨가 지난 1일 「남편이 인터뷰를 하면 곧 지중해로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자랑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맹형규 대변인은 『이씨가 우리당 고위간부 보좌관 2명에게 10억원을 주면 입을 다물겠다고 제의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유승우·유성식·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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