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예금주 몰려 북새통/“원리금 보장 못믿겠다” 항의/동명금사 문의 빗발 곤욕5개 종금사에 대한 추가 업무정지가 내려진 10일 전국 곳곳의 금융기관에서 예금주들의 불안심리에 따른 혼란이 빚어졌다. 이는 금융위기가 고조된 상태에서 부도처리된 고려증권의 전날 인출중단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증폭됐다.
이날 업무정지 조치가 내려진 대한, 중앙, 신한, 한화, 나라 등 5개 종금사는 물론 고려증권 객장들에서도 고객들과 직원들의 실랑이와 거친 항의가 계속됐다. 또 5개 종금사들과 이름이 비슷한 은행 투신사 등에도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쳐 해당 금융기관들이 곤욕을 치렀다.
업무정지된 5개 종금사의 본·지점에는 개점시간인 상오 9시를 전후해 고객들이 몰려들어 『어제까지 괜찮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예금인출이 안된다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다.
이들 종금사들은 『이번 업무정지 조치는 일시적인 것이며 예금주의 원리금은 전액 보장된다』며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안내문을 내붙였으나 고객들은 『믿지 못하겠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날 업무정지된 5개 종금사의 본·지점에는 경찰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대한종금 본점 앞에는 상오 8시30분께부터 고객 30여명이 몰려들었으나 대한종금측은 정문 셔터를 굳게 내린 채 전화도 일절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객들은 추위에 떨며 더욱 불안해했다. 투자자 백모(56)씨는 『종금사가 위험하다고 해서 몇번이고 인출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우리회사는 건실하니 괜찮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분보장 등을 요구하며 직원들이 업무를 거부했던 고려증권이 10일부터 예탁금 인출을 재개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의 항의가 계속됐다.
고객들은 예탁금 인출지연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지만 증권사의 사고에 대비해 적립해둔 증권투자보호기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알려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한국증권금융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돈이 1천여억원 정도에 불과, 고려증권 고객예탁금 1천1백여억원에도 못미친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업무정지된 5개 종금사와 이름이 비슷한 신한은행 대한투자신탁 중앙투자신탁은 상오부터 『영업정지 당한 종금사와 같은 계열사가 아니냐』 『예탁한 돈을 찾을 수는 있느냐』 등의 문의전화로 곤욕을 치렀다. 이들 금융기관들은 일부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하자 객장에 안내문을 붙이고 고객문의에 성실하게 답할 것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키는가 하면, PC통신 토론방에 「종금사들과는 다른 금융기관」이라는 안내글을 띄우기도 했다.<김동국·박일근·이동훈 기자>김동국·박일근·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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