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제는 무너지고 있지만 한달전까지 각료를 지낸 고위층 인사들은 한결같이 「백만장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 반부패위원회는 9일 차왈릿 용차이윳 전총리 내각의 각료 1인당 평균 재산이 무려 1,500만달러(약 22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한달전 경제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차왈릿 내각의 각료들은 9월 통과된 새 헌법에 따라 태국사상 처음으로 반부패위원회에 재산내역을 신고한 바 있다. 차왈릿 전내각의 최고부자는 통신 재벌출신인 타크신 시나와트라 전 부총리로 재산이 1억7,600만달러에 달했다.
이번 신고 내역에서는 특히 각료 부인들의 재산이 각료들보다 평균 5배이상 많은 「기현상」이 눈길을 끌었다. 49명 각료의 재산 총액은 1억달러를 밑돈 반면 부인과 자녀들의 재산이 월등히 많았다.
차왈릿 전 총리가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부부의 전재산은 350만달러로 집계됐지만 차왈릿 본인의 재산은 38만달러에 불과했다. 그의 부인 판크루아는 자선활동이 유일한 「직업」이며 특별한 재력가 가문 출신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재산 내역을 둘러싸고 태국 고위 관리들이 전통적으로 부잣집 딸들과 결혼해 온 점을 들어 「처가덕」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대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이들은 태국 정치인들이 뇌물과 리베이트 등으로 긁어모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산을 아내 명의로 빼돌려 놓았다고 믿고 있다. 드러내 놓고 사업에 손댈 수 없는 각료들을 대신해 부인들이 이권을 챙겼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재력가 출신이 아니고 특별한 직업이 없으면서도 100만달러 이상의 재산을 신고한 부인들도 수두룩했다. 때문에 국민들은 『국가경제를 수렁에 몰아넣은 각료들이 개인돈 챙기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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