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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책 불안 가중/시장상황 끌려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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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책 불안 가중/시장상황 끌려 갈팡질팡

입력
199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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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 지원” 독려하다 느닷없이 영업정지/보완책 없고 「정지」 기준모호 불안 부추겨/은행 CP매입도 여력없어 희망사항 일뿐정부가 11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금융권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정부가 불과 몇시간만에 손바닥 뒤집 듯 말을 바꾸는가 하면 시장상황에 끌려다니며 겉도는 미봉책만 잇따라 내놓아 금융권의 정책불신과 불안심리는 계속되고 있다. 금융관계자들은 정책 난맥상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말바꾸기로 불신가중

재정경제원은 지난 2일 9개 종금사의 업무정지를 전격 발표하기 전날까지만해도 은행들에 『안심하고 종금사에 자금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은행들은 재경원 말만 믿고 자금을 지원했다가 1조3천억원의 자금을 물리고 말았다. 임창렬 경제부총리는 이후에도 『더 이상 업무정지 계획은 없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5개 종금사 업무정지조치 전날인 10일에도 4개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에 종금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독려했다. 그러나 불과 몇시간후인 11일 상오 5개 종금사에 대해 업무정지조치를 내려 전날 5개 종금사에 자금을 대주려했던 일부 시중은행들이 부랴부랴 자금지원을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자금지원을 하지않아 화를 면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일관성없는 태도로 정부와 은행간의 신뢰가 완전히 깨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봉책으로 정책허점 노출

아무런 보완대책도 없이 전격적으로 내려졌던 9개 종금사 업무정지조치는 금융권 전체를 순식간에 마비상태에 빠뜨렸다. 이들 종금사에 돈을 물린 은행들은 아예 전체 종금사에 대한 자금지원을 외면, 전 종금업계가 자금고갈상태에 이르게 되고 이로인해 전 금융권이 「돈맥 경화증」에 빠졌다. 종금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불보듯 뻔한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정책팀에 대해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업무정지 기준 모호

재경원은 14개 종금사에 대해 업무정지를 내린 기준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재경원은 이날 「1조원이상 예금인출이 빠져나가고 자체 회생이 불가능한 5개 종금사」에 대해 업무정지조치했으며 9개 종금사도 비슷한 기준에 의해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살아남은 16개중에서도 불안한 곳이 있다며 여전히 종금사에 대한 자금대출을 꺼리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부실 종금사에 대한 처리를 늦춰 정상적인 종금사들마저 피해를 보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과 겉도는 정책

재경원은 9개 종금사 업무정지조치후 은행들에 콜자금을 지원하라고 강권했으나 은행들은 『정부 말을 믿었다가 또 당할 것』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기업들도 업무정지된 종금사에 돈이 묶였다. 재경원은 이들 기업이 보유중인 종금사 어음을 은행과 다른 종금사들이 담보로 인정, 자금을 융통해 주도록 했다. 그러나 어음을 들고가도 돈을 빌려주겠다는 곳은 없다. 은행신탁계정에서 기업어음(CP)을 매입하도록 한 조치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현상으로 1년6개월짜리 상품인 은행신탁에 자금이 오지 않는데다 은행들은 그동안 신탁계정자금을 기업대출에 대부분 지출, CP를 매입할 여력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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