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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금난 최악상황/긴급결제자금 마련위해 주식·채권 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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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금난 최악상황/긴급결제자금 마련위해 주식·채권 투매

입력
199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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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증권사들이 긴급 결제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중인 주식과 채권의 투매에 나선 가운데 증권금융(주)이 설립이후 처음으로 콜자금을 빌려 증권사에 지원하는 등 증권사 자금난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은 고려증권 부도 전후로 은행권 자금제공이 사실상 중단되자 결제자금 확보를 위해 매각손실을 개의치 않고 상품주식의 처분에 나서 최근 5일간의 순매도규모가 1,293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3일까지만 해도 매수 우위를 유지해오던 증권사들은 고려증권 부도 전날인 4일 92억원 어치를 순수하게 팔아 치운데 이어 5일 292억원, 6일 368억원, 7일 270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한 데 이어 8일 순매도액도 271억원에 달했다.

대형 A사의 경우, 8일 종목에 관계없이 보유중인 은행주를 중심으로 상품주식과 위탁주식 수백만주를 매도, 이번주로 다가온 긴급 콜 결제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증권사들이 부도위기에 몰리자 고객예탁금 관리 등을 주업무로 하는 증권금융(주)이 8일 콜시장에서 880억원을 차입, 영업마감시간까지 자금을 결제하지 못하던 일부 증권사에 콜결제 자금으로 공급해 부도위기를 넘긴 것으로 밝혔졌다.

증권금융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해 콜자금을 차입해 왔으나 콜시장 마비로 더 이상은 어렵다』면서 『일부 증권사는 증권금융의 자체자금을 요구하고 있으나 고객예탁금은 손 댈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부도위기에 몰린 일부 증권사들은 채권 보유물량까지 헐값에 내놓고 있으나 채권시장이 사실상 마비상태를 보임에 따라 처분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최근 이들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물량은 대부분 실세금리가 연 13%선에서 형성됐던 3∼4개월 전에 매입한 것들로, 최근들어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연 22%를 웃돈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이자수익을 포기한 채 투매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고려증권 부도 이전만해도 매각손을 피하기 위해 유가증권 보유 물량의 처분 시기를 놓고 저울질해왔으나 이제는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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