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보고도 관심밖… 경제문제에만 매달려청와대는 요즘 「정치」가 거의 실종된 분위기이다. 정확히 말해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움직임은 찾아 보기 힘들다.
김영삼 대통령은 신한국당 탈당 이후 어떤 정치인도 청와대로 불러 면담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들어 조홍래 정무수석으로부터 단독보고를 받은 적도 별로 없다고 한다. 대통령과 정무수석의 면담 일정이 없다는 것은 열흘도 남지 않은 대선정국에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무수석실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이미 신한국당을 탈당했고 엄정중립을 선언한 상황이라 사실 개점휴업 상태』라며 『지금은 청와대가 어떠한 행동을 해도 오해받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각당 자체 조사 등 대선 여론조사에 대한 종합보고는 받고 있으나 그동안 공언한 대로 철저하게 중립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선은 일단 대통령의 관심 밖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핵심측근도 『김대통령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관계없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일각에서 구상중인 정권인수인계준비위 등도 김대통령의 뜻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김대통령은 「누가 되든 적이 아닌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신한국당 탈당을 둘러싸고 「배신적 행태」를 보인 청와대 비서실 출신이나 민주계 의원들과, 자신에 대한 한나라당의 무차별 공격이 계속되는데도 특정인지지성향을 보이고 있는 일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 전혀 감정 표현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오로지 경제 문제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 김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지원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진정시켜야 하는지, 과연 정부내 관련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하는지 등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 참모들의 전언이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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