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즐거운 비명”/예금 하루 2백억 폭주… 감원 “남의 일”『정리해고라니요. 오히려 기대하던 조기퇴직이 무산돼 서운합니다』 한 외국계은행 직원의 「배부른 투정」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의 한파에 노출된 국내 은행·기업들과는 정반대로 외국계은행이나 업체직원들은 때아닌 「호시절」을 구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협상타결로 영업영역이 대폭 확대되면서 해고는 커녕 오히려 직원을 충원해야 할 판이다.
외국계은행 이모(37·여) 부장은 『당초 내년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명예퇴직을 목돈마련의 기회로 보고 기다렸는데 최근 회사방침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은행원들이 예금인출을 하려는 고객들을 만류하느라 진땀을 빼는 국내은행들과는 달리 외국계은행에는 국내 금융권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대거 몰려드는 반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다른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평소 일일평균 예금액이 30억원이었으나 금융위기이후 2백억원으로 급증했다』며 『예금이 주체할 수 없이 몰려드는 바람에 매일 회의를 열어 자금운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진동 기자>이진동>
◎세계 사치품업체들 “한파”/주고객 아시아국가 경제난 탓 매출 급감
미국과 유럽의 유명 사치품업체들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 경제위기의 여파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입수한 미국 메릴린치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치, 뒤퐁 등 세계 8대 사치품업체들의 평균주가가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5개월 동안 32%나 급락했다. 업체별로는 구치(이탈리아) 49.5%, 뒤퐁(미국) 48.0%, 클라랭스 42.1%, LVMH 38.2%, 에르메스 26.2%, 방돔 25.1% , 로레알(이상 프랑스) 14.7%, 불가리(미국) 12.2% 등이다.
메릴린치사는 한국 등 동남아 일부 부유층들이 이들 시장의 주요 고객이라고 지적하고, 매출액에서 아시아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95년기준 아시아국가 여행객들의 1인당 쇼핑액은 2백50달러로 유럽인(91달러)과 기타 외국인(1백33달러)을 훨씬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KOTRA는 『세계 사치품업체들이 아시아지역 소비자 덕분에 호황을 누려왔으나 최근 아시아국가의 금융위기로 주식투자자들로부터 신뢰감을 잃어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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