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압력시사… EU선 반발【교토=공동취재단】 8일 일본 교토(경도)에서 개막된 기후변화협약 각료급회의에 참석한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이 기존 삭감안을 되풀이한데 이어 「선발개도국 참여」를 양보할 수 없는 조건으로 시사, 유럽연합(EU)과 G77 개도국 그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앨 고어 미 부통령은 8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의정서가 상원의 비준을 받으려면 선발개도국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배출권거래제도 ▲공동이행조항 등을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협상에서 융통성을 보이겠다고 밝혀 앞으로 경쟁상대로 떠오를 한국 멕시코 중국등에 계속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대해 EU는 『개도국에 새로운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베를린 위임사항(선진국들에 대해 온실가스 감축을 결정하자는 내용)에 위배될뿐아니라 회담 진척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밝혀 미국과의 입장차이를 분명히 했다.
G77 그룹과 중국 등 개도국들도 ▲이미 산업화한 선진국과의 형평성 ▲공통적이나 차별화한 책임 ▲개별국가의 능력 ▲선진국에 의한 지도력 등을 내세워 미국의 주장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수석대표로 참가중인 윤여준 환경부장관도 『지구환경보전이란 명분으로 개도국들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할 기회를 저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개도국 참여를 고수하는 이유는 전세계 온실가스중 25%를 배출하는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인데다 EU 등의 감축안을 받아들일 경우 자국의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산업계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EU와 회원국의 3분의 2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개도국의 반대에도 불구, 개도국 참여문제는 미국측의 강력한 압력으로 내년 4차 총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은 감축량과 대상가스 등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 선진국간 협상은 낙관적이라는게 회담장 주변의 분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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