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내각제에 대한 진심 밝혀라”/김대중대통령제 선호하나 정권교체 우선/이인제김 후보 집권하면 내각제 소용돌이―한국은행 총재와 검찰총장은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는데 통상 정권이 바뀌면 권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을 교체했었다. 집권하면 어떻게 하겠나.
이인제 답변=임기보장이 원칙이다. 이는 제도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보장돼야한다. 다만 한은총재가 경제파국에 책임이 있어 그만 둔다면 이는 예외이다. 사실 지난번에 국회에서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유감이다. 한은은 물가안정, 통화안정, 금융산업의 현대화 등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 금융감독권은 당연히 한은 산하에 있는게 옳고, 따라서 정부안은 잘못됐다.
이회창 반론=한은과 검찰총장의 임기보장문제는 이인제 후보와 동감이다.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직업은 당연히 보장돼야한다. 야당비자금과 관련해 우리당이 검찰에 수사압력을 가했다는 이인제 후보의 주장은 착각이다. 우리는 수사촉구를 했으나 검찰은 개의치않고 수사를 유보했다. 우리가 압력을 가했다면 수사가 유보됐겠느냐. 한은이나 검찰총장은 제도보다 사람의 정신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김대중 반론=임기가 정해진 사람은 보장돼야한다. 다만 한은총재가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는 이 상황에 책임이 없느냐는 별도의 문제이다. 한은총재는 이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만큼 재경원 책임자와 더불어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이들은 국민에게 피눈물을 나게하고 진실을 은폐한 책임이 있다.
이인제 반론=이회창 후보가 검찰수사를 촉구했을뿐 압력행사는 없다고 했는데 당시 여당은 수사압력을, 야당은 수사유보를 얼마나 요구했는가. 이 일은 검찰중립을 크게 훼손했다. 국민신당은 창당초이긴 하지만 밑으로부터의 민주적 정당을 지향하고있다. 이회창 후보가 현 상황에 대한 정치책임을 한나라당이 안져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당연히 져야한다.
■권력구조
이인제 질문=대통령선거에서 내각제가 쟁점이 됐다. 내각제가 되면 대통령선거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김대중 후보는 그동안 계속 내각제를 반대하다가 갑자기 김종필씨와 내각제에 합의했는데 진정 마음으로 내각제가 나라를 위해 올바르다고 보는가.
이회창 답변=김대중 후보는 대통령제만이 나라를 살릴 수 있고 내각제는 부패의 고리라고 했는데 나도 분명한 설명을 듣고 싶다. 이인제 후보가 현 사태에 대해 한나라당이 정치적 책임이 없다는 전제로 말했는데 정치적 책임은 정치권 모두에게 있다고 내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는가.
김대중 답변=내각제는 야권단일화 때문에 수락했다.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집중이다. 대통령 한 사람이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 됐다. 정치 잘못의 책임을 추궁할 수가 없다. 내각제라면 나라가 이 모양될 때까지 내각이 두세 번 바뀌었을 것이다. 내각제로 개혁하겠지만 우리에겐 결정권이 없다. 과반수 의석을 가진 한나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또 국민이 투표로 지지해야 하기 때문에 99년에 결정할 문제다.
이인제 반론=김대중 후보의 말은 너무 이론적이다. 김후보가 당선되면 추진할 것 아닌가. 한나라당에도 내각제 지지론자가 많다. 김후보가 집권하면 정치권이 온통 내각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내각제는 남북분단 상황에서 우리에게 맞지 않다. 이탈리아도 정치혼란 때문에 대통령제로 옮겨가려 한다. 이회창 후보는 김종필 총재에게서 내각제연대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정치적 책임은 정치권이 같이져야 한다고 했는데 절대 책임은 여당에 있다.
이회창 반론=내각제연대를 제의 받았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 김대중 후보는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내각제를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김종필씨와 한 약속은 허사인가. 내각제 약속이 공표되어 국민회의의 정치방향을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는 것 아닌가.
김대중 반론=이인제 후보가 남북분단 상태니까 안된다고 했는데 독일도 내각제로 통일했다. 서방세계에서 미국 빼고는 모두 내각제를 한다. 내각제 대통령제 모두 민주적이고 장점과 단점이 있다. 김종필 총재와 한 약속은 지킬 것이다.다만 현실적인 문제로 이회창 후보측에서 찬성 안하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책임이 정치권 전체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회창 질문=김대중 후보의 내각책임제는 그동안 내각책임제를 반대해오다 결국 정권교체를 위해 불가피하게 채택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내각제에 대한 근본적 생각을 알고 싶다. 이인제 후보는 마치 한나라당의 많은 사람들이 내각제에 동조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누가 어디서 그랬는지 밝혀 달라.
김대중 답변=변명이 아니라 지난 선거때는 민자당이 3분의 2를 얻으면 정권연장의 수단으로 내각제를 한다니 그래서 반대한 것이다.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둘 다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가 안되는 것은 여야 정권교체가 안돼서 그런 것이다. 정권교체가 돼야 민주주의가 되고, 그래야 정치개혁이 이뤄진다. 큰 목적으로 보면 정부형태로서 내각제는 차선책이다. 21세기처럼 다양한 시기에는 내각제가 적합한 면도 있다. 책임정치에도 적합하다.
이인제 답변=내각제란 한마디로 국민들이 5년에 한번씩 정부를 바꾸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국민이 찬성 안할 것이다. 내각제가 잘 되는 나라는 지방분권화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실패한 적이 있다. 이회창 후보가 나에게 물어보면 어떡하나. 김윤환 이한동 등 5·6공 민정계 세력이다. 김윤환은 내각제 주장을 한번도 바꾼 적이 없다. 이한동도 경선때부터 내각제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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