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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위기처방 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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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 위기처방 내야(사설)

입력
1997.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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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준비없이 항해하다가 엄청난 폭풍으로 무너진 난파선과 같다. 한 마디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국가적 위기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정타결로 잠시 숨을 돌렸으나 그 파장으로 온 나라에는 검은 구름이 덮여 있다. 여러 종금사들이 문을 닫고 자고나면 증권사와 대기업이 쓰러진다. 대통령과 정부는 불신의 대상이어서 국민의 가슴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대선후보들 뿐이지만 표만 달라고 손을 내밀뿐 위기관리에 관한 속시원한 언급이 없어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지금 국민 각자가 절박하게 여기는 것은 경제파탄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장차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위기극복의 방안인 것이다.

물론 3당의 후보들은 IMF협정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얘기들을 했다. 국가부도의 책임은 무책임하고 나태한 김영삼 대통령정부에 있다는 것과 함께 모두가 상대방 후보와 정당도 응분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들이다. 책임공세는 경쟁후보를 국민분노의 대상으로 만들어 치명상을 입히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치욕적인 IMF체제의 극복기간을 「최단시일」에서 1년반 또는 1∼2년 등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

IMF체제의 극복방안도 후보마다 다르다. 이회창 후보는 국가비상시국회담개최·한시적 고용신협약·금융혼란에 대처하기 위한 경제비상상황실운영·기업구조조정특별법 추진 등을, 김대중 후보는 거국 비상내각 구성을 비롯, 관치경제철폐·재벌개혁·성장률상향조정·물가안정·중앙은행 독립 등을, 또 이인제 후보는 긴축재정·기업의 합리적 조정·범국민적 근검절약운동을 제시했다. 하지만 역시 이를 어떻게 운용하고 실천할 것이라는 설명을 찾을 수가 없다.

그뿐인가. 각당이 내건 요란한 선거공약들도 실은 경제파탄전 또는 IMF협상타결전에 내놓은 것들이어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즉 경제성장률, 물가, 무역수지, 고용 등이 선진국 수준의 장밋빛 약속으로 나열돼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같은 달콤한 공약에 흥미가 없을 뿐더러 IMF체제하에서는 실현은 어림도 없는 것인만큼 각당은 서둘러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 국민이 절실하게 고대하는 것은 경제혼란에 대한 해결책 등 위기관리 처방이다. 선거후에는 당연히 대통령이 당선자와 협의, 국정을 사실상 당선자 중심으로 이끌도록 해야겠지만 그때까지 11일간 하루하루 넘기는 문제가 너무나 절박하다. 따라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제난국―국가위기 극복의 현실성있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물가·임금·고용·금융·기업운영은 물론 국민의 생활안정에 관한 처방을 냄으로써 국민이 리더십과 실천의지를 확신하고 호응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곧 당선의 지름길이다. 선거공약에서도 거품을 빼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지도력·신뢰감·실천의지가 담긴 국난극복의 대방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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