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한국정치 고질적 상수/투표율낮을수록 DJ 유리할듯/돌출사건북풍 등 선거마다 위력제15대 대선이 8일 「D―10」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나머지 10일은 사실상 승부를 가름하는 결정적인 기간이다. 이미 다수의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결정했지만, 대략 20% 안팎으로 추정되는 부동층은 막판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처럼 접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막판 변수의 위력은 더욱 크다. 현재 「D―10」의 결정적 변수가 무엇일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경제파국의 진행상황, 지역주의, 투표율, 돌출사건, 북풍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 분석이다.
○경제파국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금융기관 및 기업의 연쇄도산이 이어지고 대량실업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현실은 한마디로 재앙이다. 그 재앙은 국민 자존심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어 표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 후보진영도 경제파국, 국가부도사태가 부동표의 향배를 좌우할 「제1의 변수」로 보고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비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3김정치의 구태가 오늘의 난국을 불러왔다』며 3김정치 청산을 제시하고 있고 국민회의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권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신당은 난국을 헤쳐갈 「젊고 유능한 대통령론」을 내세우고 있다. 세 후보진영의 논리중 어느 것이 우울한 국민정서에 가장 설득력있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판세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의
지역주의는 한국정치의 내면을 지배해온 일종의 상수다. 문제는 고착된 지역주의가 어느정도 재연되느냐이다. 지역주의의 농도가 진해질 경우와 희석될 경우 선거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게 된다.
현재 호남의 DJ정서는 공고하고 대구·경북은 이회창 후보로 상당히 기울고 있다. 관건은 부산·경남에서 어느정도 「표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충청권이 집단적 지역성향을 보이느냐 여부이다.
한나라당은 반DJ 정서를 자극하는 접근법으로 부산·경남을 공략하고 있고 국민신당은 부산·경남의 미묘한 일탈감에 접근하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국민회의는 JP를 내세워 접근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의 연고성을 내세워 표심을 흡수하려 하고 있다. 국민신당도 이인제 후보의 연고지역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지역주의 전략은 후보간 우열이 불확실할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투표율
투표율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할지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 그러나 과거 대선의 투표성향이나 여론조사상 나타난 각 후보지지표의 응집력을 감안하면, 후보와 투표율의 함수관계를 간과할 수는 없다. 대략적인 추론으로는 투표율이 낮을 경우 표의 응집력이 강한 김대중 국민회의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높아지면 이회창, 이인제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투표율은 총선의 경우 13대(75.8%)―14대(71.9%)―15대(63.9%)로, 대선에서도 13대(89.2%)―14대(81.9%)로 낮아졌다. 이번 투표율이 75%이하를 기록하면 김대중 후보 지지표가 위력을 발휘하고 과거처럼 80%선에 근접하면 이회창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북풍 및 돌출사건
지금까지의 선거에서는 이념문제, 색깔론이 일정한 영향력을 가져왔다. 월북한 오익제씨 서신사건이 터지고 이를 둘러싼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이 색깔론의 잔존을 엿보게 한다. 남은 10일간 선거에 영향을 줄만한 또다른 북풍이 없다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다. 이와함께 선거에 임박해서 터지는 돌출사건의 파괴력도 간과할 수 없다. 92년 대선의 「초원복국집 사건」, 87년 대선때의 김현희씨 서울압송, 지난해 총선때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무력시위 등이 돌출변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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