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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어디 일자리 없나요”/IMF 한파로 과외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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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어디 일자리 없나요”/IMF 한파로 과외 끊겨

입력
1997.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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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자료정리 등 교내부업 학생들 몰려/“불황 깊은 골 실감”그동안 웬만해서는 경기불황을 타지않던 대학가 아르바이트에도 마침내 한파가 몰아닥쳤다. 「직종」을 골라가며 일부는 직장인 선배들보다도 고수익을 올리던 시절은 이미 까마득한 전설이 된지 오래다. 더구나 최근 국제통화기금(IMF)한파까지 겹치면서 외부 아르바이트자리는 거의 끊어진 상태. 이에 따라 과거 대학생들이 「3D」업종이라며 기피해왔던 교내 근로아르바이트 등이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7일 각 대학에 따르면 방학중 도서관 자료정리, 복사실 복사 등의 아르바이트자리에 학생들이 대거 몰려 학교측이 아르바이트생 선발에서부터 곤욕을 치르는 실정이다.

지난 3일 이화여대는 겨울방학동안 원서접수 도서관자료정리 등 학교사무보조일을 할 근로 아르바이트생 500여명을 모집했는데 무려 1,000여명이나 몰려 반나절만에 선착순으로 마감했다.

학생들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던 이날 새벽 4시께부터 혹한에 떨며 줄을 서기 시작해 취업보도실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화여대 취업보도실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학기, 또는 방학중 근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왔으나 이런 현상은 처음』이라며 『경기불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학중 매일 상오 9시부터 하오 5시까지 우편분류작업 일을 할 학생 한명이 필요했던 고려대 교내우체국에도 20여명 이상이 앞다퉈 몰려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종일 「격무」에 시달려야 하는 우편분류 아르바이트 자리는 아예 학생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아 오히려 우체국측에서 찾아나서야 했을 정도였다.

그동안 대학생 아르바이트의 「주류」를 이뤘던 중·고생 과외교사 자리는 아예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구하기 어렵다. 이때문에 과거 「간판」을 내세워 여유를 부렸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생들도 500∼600명씩 취업보도실 대기자명단에 올려놓고 있어 격세지감을 실감케하고 있다.

각 학원에서 논술모의고사를 채점하는 아르바이트에도 지원자가 폭주하고 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원의 요청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 지난 5일 마감한 고려대와 서강대에는 학생들이 각각 400∼500명이 신청, 예년의 2배가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토·일요일 단 이틀간 총 18시간만 일하면 되는데다 시간당 5,000원으로 수입도 짭짤한 편이어서 인기가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각 대학에서 특차, 또는 일반원서를 접수하는 일자리에도 신청자가 줄줄이 늘어서 있으며 PC통신 각 대학별 동호회 방에는 『최근 과외자리를 잃었다』며 『어떤 학생이든 상관없으니 일자리를 구해달라』는 호소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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