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증언 확보 재심청구10년 넘게 미궁에 빠져 있던 「희대의 미스터리」, 올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 암살사건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스웨덴 검찰은 5일 『암살사건의 주범으로 체포됐다가 2심에서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풀려난 크리스터 페터르손에 대해 새로 4가지 증언을 확보했다』며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팔메(당시 59세) 전 총리는 86년 2월28일 저녁 부인과 함께 스톡홀름 번화가를 거닐다 괴한의 흉탄에 쓰러졌다.
페터르손이 범인이라는 진술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93년 사망한 라스 팅스트로엠이란 범법자는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페터르손에게 총리 암살을 사주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번에만은 꼭 페터르손의 범행을 입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검찰은 이미 페터르손이 사건 당시 자신의 아파트에 있었다는 종전 알리바이(현장부재 증명)와는 달리 리볼버권총을 들고 현장부근에 있었다는 목격담을 확보했다. 또 증인중 두사람은 페터르손과 친했던 사이여서 증거 능력이 한결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검찰의 재심 청구를 계기로 사건에 얽힌 갖가지 에피소드도 다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건 직후 경찰은 팔메 전 총리와 사이가 나빴던 쿠르드족을 사건 배후로 지목, 이중 5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자 법무장관과 경찰수뇌부가 사임하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또 군과 경찰 조직에 박혀 있는 극우세력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소문도 한동안 꼬리를 이었다. 이런 소문은 세계적 사회민주주의 지도자였던 팔메 전 총리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었다. 그는 제3세계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했고 핵무기와 베트남전을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일부 극우세력은 그를 『나라를 소련에 팔아 먹으려는 매국노』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후에 더욱 큰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팔메 전 총리. 스웨덴 정치사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아 있는 암살사건의 진상이 이번에는 속시원히 밝혀질까.<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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