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구조조정 시나리오1단계 내년 6월까지 일부은행 시장퇴출·2단계 생존사중심 통합 외국계와 경쟁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2개 부실은행의 폐쇄 ▲외국자본의 국내은행 인수·합병(M&A) 등을 약속함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향후 3년동안 엄청난 지각변동에 휘말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융권 구조조정이 1단계로 내년 6월까지는 국내은행중 일부가 시장에서 퇴출된뒤 생존에 성공한 금융기관이 「전방위 통합」으로 경쟁력을 키워 외국은행과 무한경쟁을 벌이는 2단계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내년 6월까지는 「C등급 판정을 받은 부실은행은 정리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개별적 생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 기간동안 국내은행들은 정부가 작성할 「살생부」에 끼이지 않도록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임원감축 ▲점포폐쇄 ▲임금동결 등은 물론 대출 및 투자활동을 최대한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BIS비율의 경우 자산위험성까지 가중치로 계산하기 때문에 은행들이 짧은 시간에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위험도가 높은 기업대출을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 요컨대 국내 은행의 살아남기식 내핍전략이 계속되는 내년 6월까지는 금융권에서 시작된 무더기 감원과 기업 연쇄부도가 경제전반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생존적 내핍과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금융기관은 6월전에라도 시장원리에 따른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들 금융기관의 퇴출방법은 자발적 폐쇄는 물론 외국은행과의 적대적 M&A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6월, 즉 부실 금융기관이 1차로 정리될 때쯤이면 1∼2개 외국은행의 국내진출이 현실화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가 IMF와의 합의의향서에서 「외국 금융기관의 한국내 금융기관의 우호적 인수·합병을 보장한다」고 명시, 외국의 대형은행들이 1단계 조정과정에서 도태된 국내 금융기관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상륙할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한편 살아남은 국내은행들은 ▲우량은행간 횡적합병 ▲시중은행과 증권·종금사의 이업종 합병 등을 포함하는 전방위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연구자료에서 『국내 시중은행이 이업종 합병을 통해 보험 및 증권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경우 위험 분산효과가 발생, 은행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재벌그룹이 계열 종금사와 할부금융 리스 등 여신전문기관을 통합해 은행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내년 6월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 금융시장은 국내부실은행을 인수한 외국계 은행,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존 시중은행의 연합체, 재벌그룹 금융기관이 시장을 3분한채 사활을 건 무한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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