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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화 “수북수북” 도둑도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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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화 “수북수북” 도둑도 놀랐다

입력
1997.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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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전문털이 덜미/텅빈 나라금고 비웃듯 아홉집서 1억 쏟아져『졸라맬 허리도 없는 애꿎은 서민만 졸라매라더니…』

6일 특수절도혐의로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검거된 이종수(32)씨는 「국제통화기금(IMF)경제신탁통치」아래서 정작 허리를 졸라매야할 사람이 누구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씨는 서울의 부자동네만 털어온 부잣집 전문털이. 그가 턴 집마다 거액의 달러와 엔화 다발이 예외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씨는 지난해 6월 강남구 논현동 Y호텔 부근의 한 가정집에서 현금 3,000만원과 함께 1,000만엔을 털었다.

또 지난 1월 성북구 성북동 한 가정집에서 5,000달러와 20만엔을, 4월에는 같은 동네 다른 집에서 1만달러와 80만엔, 8월 서초구 방배동 한 집에서는 8,000달러와 50만엔을 훔쳤다.

이같은 절도행각을 계속하는데도 경찰의 추적은 없었다. 일확천금에 눈이 먼 이씨는 부자동네를 돌며 계속 털었다. 9월에는 종로구 평창동과 서초구 방배동 가정집에서 4,000달러와 20만엔, 1만2,000달러와 50만엔을 각각 훔쳤다. 10월에는 평창동의 두 집에서 6,200달러와 50만엔을, 지난달 논현동의 한 가정집에서는 1만5,000달러를 털었다. 그가 아홉집에서 훔친 외국돈은 6만200달러와 298만엔으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억원이다.

나라는 금고가 텅텅 비어 부도가 났는데도 부잣집 금고에는 아까운 외화들이 사장돼 있었던 것이다.

이씨가 94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부자동네를 돌며 모두 18차례에 걸쳐 턴 돈은 10억여원에 이른다. 그러나 신고된 것은 4건에 불과했다.<이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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