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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후지 ‘필름 전쟁’ 2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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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후지 ‘필름 전쟁’ 2R

입력
1997.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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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후지 무혐의”에 미 슈퍼301조 으름장미국과 일본을 각각 대표하는 세계적 필름회사인 코닥과 후지의 싸움이 5일 세계무역기구(WTO)의 「후지 손들어주기」로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양국간 무역분쟁으로 비화했던 양사의 치열한 난타전은 WTO 결정에 불복한 미국이 슈퍼 301조에 따른 무역보복도 불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보임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일본정부와 후지가 공모해 코닥의 일본진출을 교묘히 방해하고 있다며 WTO에 불공정 무역행위로 제소했다. 후지의 미국필름시장 점유율이 20%인데 비해 코닥의 일본시장 점유율은 절반인 10%에 불과한 이유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장벽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미국은 유통구조상의 이같은 방해가 60년대 이후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후지측은 코닥의 형편없는 마케팅전략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낮은 것일 뿐 일본정부의 도움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후지는 오히려 미국에서 무역장벽에 부딪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후지는 지난 여름 컬러필름 가격을 30% 낮추는 등 미국시장 공략에 전력을 다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양사는 서로 1만장에 달하는 입증서류를 WTO에 제출하는 등 팽팽한 공방전을 펼쳤다. 특히 코닥은 후지의 불공정 행위를 입증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썼다. 그러나 WTO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코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름분쟁을 WTO로 가져간 것은 미국으로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무역분쟁을 슈퍼 301조 발동 등 양자간 해결방식이 아니라 미국이 앞장서 출범시킨 WTO체제하의 다자간 논의방식으로 돌려 풀어보려 한 대표적 사례이기 때문.

특히 단순한 관세나 할당량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내의 복잡하고도 교묘한 무역장벽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으려 한 시도였다는 점에서 큰 관심거리였다.

따라서 WTO의 이번 결정은 미국에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연간 무역적자가 2,000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무역장벽을 돌파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미국내 보호무역주의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이 스스로 만든 WTO체제를 무시하고 다시 슈퍼 301조 등 일방적 분쟁해결방식을 취할 지 주목된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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