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입력
1997.12.07 00:00
0 0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 전 일본총리가 지난 1일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질문대에 섰다. 총리를 지낸 원로의원이 현직 총리를 상대로 질문을 하는 것은 일본국회에서도 아주 드문 일이다. 미야자와 전 총리 개인으로서도 이처럼 질문에 나선 것은 73년 2월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이날 질문은 은행과 증권문제에 집중됐다. 경제전문가로 이름을 날린지 오래인 미야자와 전 총리는 「예금보험기구에 손실이 생기면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따졌고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는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직총리가 방향을 제시하고 현총리가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보기에도 정말 좋았다. 장관만 교체되어도 새 장관은 전직장관의 정책을 뒤집어 엎어 버리거나 무시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자랑처럼 여겨져 온 풍토에선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할 것이다. ◆각 분야에 실력있는 원로, 즉 「훈수꾼」이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행복이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이들의 한마디는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원로를 대우하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데 설익은 세대교체가 전부인 양 통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12·3 국치」로 일컬어지는 현재의 경제위기도 바로 이같은 풍토가 불러온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난에 처할수록 원로들에게 조언을 구해야 하는데 우리 위정자들은 이를 소홀히 했다. 실력도 없으면서 큰 소리를 치고 사실을 은폐하다가 나라꼴을 이처럼 만든 것이다. 모르면 귀라도 열고 들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