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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고려종금 업무정지로 치명타/왜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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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 고려종금 업무정지로 치명타/왜 무너졌나

입력
1997.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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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대 지원자금 한푼도 못받아/막대한 영업손실에 부채도 1조706억자금난에 시달려 온 고려증권이 결국 부도처리됨에 따라 증권업계에도 부도도미노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고려증권의 도산은 계열사인 고려종합금융에 빌려 준 돈을 받지 못하면서 발단이 됐다.

고려증권은 지난달 초부터 자금난에 처한 고려종금에 수천억원대의 콜자금을 빌려줬으나, 고려종금이 지난 2일 업무정지되면서 한푼도 받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평가손만도 1천5백억원대에 달해 힘든 살림을 계속해 왔고, 다른 기업에 지급보증했다가 부도 등으로 대신 지급한 금액만도 2천억원에 육박해 허리가 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려증권은 이를 반영, 지난 9월까지의 반기 영업에서 3백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부채가 9월말 현재 1조7백6억원에 달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증권가에서는 이 때문에 고려증권의 몰락을 예견된 일로 받아들이면서도 증권사 연쇄부도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려증권이 최종 부도처리됨에 따라 1차적으로는 고려증권으로부터 회사채 지급보증을 받은 업체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고려증권의 지급보증액은 무려 5천1백89억원으로 업체수도 99개에 이르고 있다.

63년 증권파동이후 34년만에 벌어진 증권사 부도는 증권업계 전반에도 결정타를 안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4개 증권사들은 지속적인 증시침체로 95년, 96년 각각 6천억원, 5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만도 7백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또 대규모 상품주식 평가손을 떠안게 돼 경영난이 날로 심화했다.

특히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총수입의 60∼70%가 위탁매매 수수료에 있는 형편이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지경에 몰리고 있다. 수수료자유화와 외국증권사의 진출 등이 예정돼 있어 수수료수입이 대폭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고려증권 부도를 계기로 차입금 회수에 나설 경우 부도업체가 속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재무구조가 취약한 3∼4개 증권사들이 매우 위험하다는 설이 파다하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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