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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방영준 성신여대 교수(내가 본 후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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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방영준 성신여대 교수(내가 본 후보:3)

입력
1997.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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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새로운 항해 준비”/통찰력·추진력 겸비/마음은 여리고 섬세해내가 청년 이인제를 처음 만난 것은 25년전이다. 서로가 인생의 표류기적 상황에서 삶의 언저리를 어슬렁거리다가 조우하게 되었다. 당시 이인제 후보는 고시공부 흉내를 내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흉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입대 문제 등 화들짝한 마음으로 책과 씨름해야 할 처지인데도 그는 호연지기적 표류를 즐기고 있었다. 청년 이인제는 빈털터리였다. 그러나 그는 기가 죽는 법이 없다. 얻어 먹어도 당당하게 얻어 먹는다. 이인제 후보의 주변에는 다양한 잡색꾼의 친구들이 많았다. 소위 명문학교를 나온 엘리트 모범생의 일반적인 체취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다양한 친구들이 청년 이인제를 중심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졌고, 나는 은연중 그의 리더십과 정치적 자질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의 청년시절 표류는 입대 3일전 신부에게 은반지 하나 끼워주지 못하는 결혼식을 올리고 훈련소로 떠남으로써 끝났다.

법조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의 장년 이인제를 지켜 보면서 느끼는 점은 그가 항상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찾아 닻을 올린다.

이인제 후보는 현학적인 사변의 허구를 뚫고 사물의 본질을 직시하는 통찰력과 민심의 밑바닥을 훑는 동물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생각의 틀이 크며 한번 결단이 서면 무서운 추진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는 매우 정서적이다. 그의 가슴은 매우 여리고 섬세하며 뜨거운 불씨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만큼 고독하다.

이인제 후보는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처절할 정도로 고뇌했다. 옆에서 지켜 보기에도 가슴이 탔다. 그러나 그는 결심했다. 그는 결코 성급한 것이 아니었다. 나라 일이 성급한 것이었다. 제우스의 명을 어기고 인간에게 불을 갖다 준 「프로메테우스」의 용기를 가지고 그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에 닻을 올린 것이다. 이인제 후보는 새로운 소명을 찾아 닻을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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