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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그룹의 논리/대중에 다가서는 낭만적 가벼움(재즈재즈: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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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그룹의 논리/대중에 다가서는 낭만적 가벼움(재즈재즈:10)

입력
1997.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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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메스니 & 브라질음악·스파이로 & 프로그레시브·옐로재킷 & 리듬 앤 블루스 다른 장르와 융합 추구「롤링 스톤스」 「도어스」 「이글스」…. 이들 록 그룹은 팀의 색깔과 결속력이 최대의 무기다.

록을 껴안은 재즈, 퓨전 역시 마찬가지다. 재즈에도 그룹 사운드의 개념이 강력 부상한다. 재즈도 팀웍의 예술이 된 것이다.

국내에 가장 친숙한 퓨전 그룹은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43)의 팻 메스니 그룹(PMG)이다. 80년초 불법복사판(해적판)으로 시작됐던 국내와의 연분이 라이센스음반의 잇단 발매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성황리에 내한공연도 치렀다.

원래 그는 정통 재즈 기타의 맥을 계승할 적자로서 촉망받았었다. 그러나 77년 음악적 분신 라일 메이스(키보드)와 함께 퓨전 그룹 PMG를 결성, 밖으로 나섰다. 「여행(Travels)」 등 ECM 시절 음반들은 모두 80년대 퓨전의 모범작. 지금은 삼바 등 브라질 토속 음악과 재즈의 융합에 더욱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93년 앨범 「당신에게로의 길(The Road To You)」이 좋다.

「스파이로 자이러(Spyro Gyra)」는 70년대를 풍미했던 퓨전 그룹 「웨더 리포트」의 음악적 이념을 심화·계승하고 있다. 「카니벌」 「프리타임」 「브레이크아웃」 등 수준작들을 꾸준히 발표. 81년 결성된 그룹 「옐로재킷(Yellowjacket)」 역시 「웨더리포트」를 이어받고 있다.

「스파이로 자이러」가 프로그레시브적인 면에 촛점을 맞춘다면 「옐로재킷」은 리듬 앤 블루스와 재즈적 면으로 파고 들어, 좋은 대조를 이뤘다. 말하자면 「스파이로」는 우익, 「옐로」는 좌익이다. 물론 음악적으로.

퓨전에는 모던 재즈의 심각함은 없다. 산들바람처럼 낭만적이면서 즐거운 유머로 가득 찬, 부르조아를 위한 재즈다. 80년대 이후 미국의 전반적 보수화에 대한 재즈적 대응이라는 예술사회학적 해석이 설득력을 띤다.

순수주의진영(모던 재즈파)은 그런 퓨전이 영 마땅치 못하다. 단적으로 말해, 재즈인 척하면서 재즈를 상업주의에 팔아 넘겼다는 것이다. 쏟아지는 화살에 「스파이로 자이러」의 멤버 제이 벡스타인이 마침내 한마디하는데, 『맞아요, 지적인 음악은 분명 아니죠.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온 음악, 웃고 춤출 수 있는 음악이니까요. 아니, 핍박받던 흑인의 재즈만 재즈인가요? 우리는 세월 좋은 백인(happy white kids)이예요』

그렇다면 퓨전의 진정한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퓨전의 선구 칙 코리어(56). 최근작 「스페인, 내 마음의 고향(My Spanish Heart)」은 퓨전과 정통이 조화된 현재를 잘 보여주고 있다. 퓨전과 정통을 자유롭게 오가는 경지다. 재즈는 물론 클래식까지 두루 통달한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실 아닐까.<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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