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기가 위험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경제운용에 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일단 증시와 외환시장의 불안 등이 진정되는 것 같은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빅뱅(대개혁) 등 대변혁이 본격적으로 착수되기도 전에 경제를 위협하는 것이 있다. 금융공황의 징후다. 정부는 현재의 심각한 금융경색이 금융공황으로 악화되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자금난은 기업뿐만아니라 가계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종합금융은 말할 것도 없고 은행들도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기대출금도 상환연장을 거부하고 회수하고 있다. 재벌그룹 등 기업의 도산사태 위험이 심각하다. 또한 9개 종금사에 대해 영업정지처분을 내리고 일부 경영실적이 부실한 은행이 통·폐합되리라는 보도가 나간 것이 예금자들이나 거래자들을 불안케 하여 부실금융기관에 대한 예금인출을 촉진시키고 있다. 종금사의 경우 영업정지처분과 관계없는 종금사까지 예금인출이 늘어나고 있고 은행도 부실로 알려진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예금이동현상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종금사와 은행들은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진력하고 있으나 실효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예금자들의 불신을 없애주는데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지금 국민 모두가 IMF조치가 경제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해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는 예금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우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첫째 예금자 보호법시행령을 서둘러 개정, 2000년 말까지 3년간 원금과 이자를 전액보장해 주겠다는 약속을 뒷받침해 줘야겠다. 둘째는 예금에 대해서는 가능한한 동결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영업정지된 9개 종금사의 예금에 대해서 올해말까지 1개월동안 동결한 것이 다른 금융기관예금자들의 인출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본다. 예금이 불과 1개월만 동결되는 것이지만 예금자로서는 큰 불편과 적지않은 손실을 보는 것이다. 기업은 말할 것 없고 개인도 아파트분할납입금지불 등 가계지출계획에 차질과 손실을 봤을 것이다. 일본의 사례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일본 제4위의 증권회사인 야마이치(산일)증권이 자진폐업선언을 하자 일본은행은 대장성과 합의아래 즉각적으로 야마이치증권의 채권·채무를 인수하는 조치를 취하고 예금자를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금융질서의 안정에 초점을 뒀다. 미국도 80년대초기 세이빙 앤드 론(주택은행)의 경영위기때 그 기관에의 예금이 연방정부에 의해 보호돼 있다는 것을 수없이 강조했었다. 금융대불안기에 예금의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것이 없다.
정부는 또한 금융권의 사실상 대출중단 등 극단한 금융경색을 푸는 방안을 세워야 겠다. 한편 금융불안상태를 조속히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구조조정계획을 앞당겨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부실금융기관에 대해서는 폐쇄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안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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