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부부갈등 상담은 줄고 소비자파산신청은 크게 늘어/깡통계좌 석달사이 2백배나/카드연체 등 신용불량도 속출사회전반에 일찍이 없던 「불황신드롬」이 번지고 있다.
『불황에 가정사는 일단 접어두자』는 심리로 이혼소송이 크게 줄고있는가 하면 「사회적 매장」을 각오해야 가능한 소비자 파산 신청이 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태풍이 본격화하면 이같은 신드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가정법률상담소에 따르면 해마다 늘어나던 이혼 및 부부갈등 상담건수가 최근들어 급감하고 있다. 하루평균 상담건수가 호황기에는 1백30건에서 지난해엔 80여건, 올 상반기엔 50여건으로 줄다가 최근 몇달새는 30여건 수준이다. 상담내용도 전에는 「남편의 부정」이 많았으나 요즘은 『실직한 남편이 감정을 절제못해 가족들을 힘들게 한다』는 등 실직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다.
한편 「소비자파산」은 빚더미에 오른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최후수단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급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울지법 등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 지역에서 5명이 소비자파산 신청을 냈으며 파산절차 등을 문의하는 전화도 크게 늘었다. 남부지원 관계자는 『빚 때문에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전화가 하루에 5통 이상 오고 있으며, 개중에는 직접 찾아와 전재산을 채무변제에 사용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인정요건을 듣고는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와 업계는 9월 1백여개(부족금액 20억여원)에 불과하던 깡통계좌가 4일 현재 2만4백여개(3천4백억원)로 2백배나 늘었고, 카드대금 연체나 대출금 미상환 등 신용 불량거래건수가 3백90여만건에 이른데다 앞으로 실업자가 양산될 수 밖에 없어 소비자 파산제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폭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개인 파산 도미노 조짐의 현실화가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이동준·유병률 기자>이동준·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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