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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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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미디어선거의 양상을 띠면서 언론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각 당은 언론을 통해 다른 당을 공격하거나 신문칼럼에서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돌리며 유력언론이 자신들을 지지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아시아재단 한국지부 스타인버그대표는 신문기고에서 한국언론이 특정후보 지지를 하지 않는 이유로 선거무관심, 실질적 효과가 없는 점, 당선되지 못할 후보를 지지했을 때의 후유증우려를 들었다. 그는 스스로 첫번째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며 세번째 이유에 대해 『한국 언론실상의 한 측면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도 특정후보 지지는 점차 줄어들어 중립·비지지언론이 40년대 15%선에서 90년대를 전후해 60%, 96년엔 70%까지 높아졌다. 1940∼92년의 14번 대선에서 신문지지가 높았던 후보의 당선비율은 64·3%였다. 96년에도 신문지지율이 밥 돌보다 낮은 클린턴이 당선될 만큼 사설지지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낮다. ◆그렇다고 특정후보 지지가 무의미한 일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경우 사설로 지지하더라도 보도까지 편파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언론의 지지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참고가 된다. 해당 언론사의 정치적 견해를 파악하는 근거도 된다. 그래서 한국언론도 이제는 미국처럼 태도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과 다르다. 신문사설로 후보지지를 표명할 만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중립을 지키려 애쓴 칼럼에 대해서까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항의전화를 해대는 풍토에서 사설지지가 가능할까. 공개선언도 하지 않은 채 특정후보를 지지·지원하는 언론사가 있다면 비난받아 마땅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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