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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쓴 여행서 세권

입력
199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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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테마기행 ‘제주도 토박이의 발로 쓴 제주 여행’/유럽배낭여행 ‘발 큰 여자 지구가 좁다’/인도명상여행 ‘마지막 여행’여행은 열정에서 비롯된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땅에 대한 애정, 나아가 세상에 대한 열정이 우리의 등을 떠민다. 젊은이 특유의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찬 여행서 세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제주도 토박이의 발로 쓴 제주 여행」(성하출판 발행·1만원) 은 제주 토박이 젊은이의 애향심과 자긍심이 넘치는 제주 여행서. 저자 송영철(28)씨는 학업을 위해 잠시 뭍으로 나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사진기자, 광고대행사 기획자로 활동하며 틈틈이 고향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옮겼다. 송씨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행지이면서도 제주를 제대로 소개하는 여행서가 없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단순히 쉬기 위해, 즐기기 위해 제주를 찾기 보다 역사와 전설의 땅으로서 제주를 바라보길 바란다』고 말한다. 토박이만이 알 수 있는 제주의 비경과 음식점, 각종 숙박시설, 테마여행 코스 등을 정리해놓았다.

「발 큰 여자 지구가 좁다」(평민사 발행·7,500원)는 발만큼이나 포부도 커다란 여대생이 쓴 실감나는 유럽 배낭여행서. 지은이 나운영(25)씨는 95년 대학 3학년 2학기에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 「한 달 벌어 비행기 티켓을 사고, 두 달 벌어 유레일 패스 끊고, 세 달 벌어 환전하고, 네 달 벌어 경비를 마련」, 96년 65일 동안 유럽 15개국을 여행했다. 여행 중 겪게 되는 「마음고생 몸고생」을 낙천적인 성격과 배짱으로 극복해내는 모습이 책 갈피 갈피에 살아 있다. 매일 기록한 지출 내역과 실전 경험을 통해 터득한 알짜배기 정보들을 모아놓았다. 떠나고는 싶지만 「무서워서, 여자 혼자서 어떻게」라며 머뭇거리는 많은 여성에게 나씨는 이렇게 충고한다. 「일단 나가보면 정말로 엄청나게 멋있게 사는 여자, 여행하는 사람으로 세상은 가득차있다」.

「마지막 여행」(평화출판사·7,500원)은 명상과 선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인도 여행의 정신적인 여정을 그린다. 필자 박동식(31)씨는 9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단돈 백만원을 들고 두달 동안 인도와 네팔을 여행했다. 『인도를 미화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본 인도는 시원하고 달짝한 속살이 아니라 수박껍데기일지도 모른다. 나의 여행은 괴로운 방황이었다. 그들의 가난을 동정할 수도 없었고, 담담할 수도 없었다』고 토로한다. 박씨는 이 아담한 책에서 여행이 정신적 성장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추구하고 있다.<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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