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계열사도 자금압박설 돌아3일 한라그룹이 최종 부도위기를 간신히 넘기자 업계에 「줄도산의 서막」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2일밤 10대그룹내 2개 그룹과 빅3내 모그룹 계열사조차 부도위기를 모면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문이 돌자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과 함께 우려했던 기업의 연쇄부도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위기들이다.
한라그룹은 2일 교환에 돌아와 3일 상오까지 결제하지 못한 어음액 4,000억원을 채권단의 지원결정으로 해결, 최종부도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도의 자금압박이라면 하루하루가 위기의 연속이다. 더구나 한라의 부채규모가 6조3,20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2,000%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중 종금사에 대한 비중이 절반에 달해 다른 그룹들보다 어려움이 크다.
한라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과 현대의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올해말까지는 부도의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한라의 긴박했던 상황은 IMF시대의 본격 전개와 함께 나타날 무더기 기업도산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IMF개입―금융산업 개편―기업도산―대량실직 등으로 이어지는 「IMF쇼크」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2일밤 한라와 같은 처지에 몰렸던 기업들은 한둘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설로만 나돌던 대그룹의 계열사는 물론 『설마 그 그룹까지 어렵겠느냐』고 할만한 그룹의 계열사들조차 부도위기를 간신히 넘긴 것으로 거론되고 있어 충격이다. 이들 기업은 하나같이 부채비율이 높지만 일부 기업은 부채비율이 높지 않은데도 「리스트」에 올라있다.
기업의 연쇄도산 위기감은 9개 종금사에 대한 업무정지조치와 함께 더욱 불거지고 있다. 부도위기에 몰린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종금사 부채비중이 높다. 업무정지조치를 당한 9개종금사에 대한 기업들의 대출금이 모두 26조원에 달하니 웬만한 기업치고 종금사에 기대지 않은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기업들의 자금난은 사실 극에 달해있다. 종금사의 경우 신규여신이 거의 불가능한데다 만기자금의 연장이 불가능한 상태다. 종금사와의 거래가 사상 최악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한라그룹의 위기 역시 종금사들의 동시 어음교환이 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종금사에 대한 정리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 종금사에 의한 기업들의 부도위기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대그룹조차 회사채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금융기관의 당좌대월 한도가 축소되고 있고 웬만한 기업에서는 급전인 콜자금을 조달하기도 여의치 않다.
수출기업들의 경우 외상수출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즉시 결제가 가능한 일람불신용장조차 은행들의 기피로 결제받지 못해 극심한 자금난에 빠져들고 있다. K그룹 자금담당자는 『하루하루 피를 말린다. 정상적인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이런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욱 불안하다』고 말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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