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동결·세금인상·해고 ‘4중고’서민가계가 정리해고 등 고용불안에다 환율인상으로 인한 물가인상, 임금동결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지원자금을 받는 조건에 세금인상이 포함돼 4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휘발유값이 기습인상된뒤 라면 설탕 커피값과 목욕요금 마을버스요금 등 생활과 관련된 물가가 10∼20%가량 뛰었다.
그러나 이같이 물가가 치솟는데도 행정당국은 물가지도에 손을 놓고 있을 뿐더러 행정지시도 먹혀들지 않아 서민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다.
며칠새 설탕값은 3㎏ 한봉지 도매가격이 2,200원에서 2,500원으로 14%가량 뛰었으며 밀가루 출고가도 12%정도 올랐다. 또 한달전 S라면 한박스 도매값이 7,790원에서 8,200원으로 5%이상 올랐는데도 또 10%이상 오를 전망이다.
서울의 일부지역 마을버스요금은 250원에서 300원으로 20% 올랐다. 이들 마을버스 업체들은 당초 내년 1월부터 요금을 인상키로 했던 방침을 앞당겨 1일부터 멋대로 요금을 올려받고 있다. 그러나 인가권자인 구청은 행정지도를 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목욕요금도 2,400∼2,500원에서 3,000원으로 20%이상 오르는 등 숙박료 음식값 이·미용료 등 서비스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특히 환율상승과 관련이 없는 물품의 가격도 전반적인 물가상승에 편승, 10%이상씩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품목은 도·소매상이 가격이 오를때를 기다려 내놓지를 않아 품귀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북아현동에서 분식점을 하는 이병준(34)씨는 『라면을 사러 시장에 가면 가격이 오른뒤에 팔려고 아예 내놓지를 않는다』며 『단골집인 경우에도 많은 양을 사려면 웃돈을 줘야 하는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남대문 시장내 생필품 도매상인 김모(42)씨는 『오를게 확실한 품목을 미리 상당량 확보하기 위해 제조업체에 자주 찾아간다』며 『그러나 주문을 해도 제조업체가 출하량을 줄여 구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은행원 최길재(35)씨는 『물가가 이런 추세로 오르게 되면 서민가계에 큰 주름살이 생길 것』이라며 『경제위기의 책임을 모두 서민들이 지는 것 같아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이진동·이동준 기자>이진동·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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