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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배도 효성그룹 고문(내가 본 후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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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배도 효성그룹 고문(내가 본 후보:1)

입력
1997.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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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가슴의 의리파/대쪽은 아무나 얻을 수 없는 우리시대 최고의 찬사/그러나 인정많은 본모습 일반 안알려져 아쉬움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는 어린 시절부터 둘도 없는 친구이자 얼마전까지만해도 사흘만 못 만나도 안달을 하던 사이다. 요즘은 너무나 바쁜 친구를 보고있으면 정치에 친구를 모두 빼앗긴 것같아 섭섭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이후보같은 친구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가 잘 될 것이라는 믿음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후보는 중학교때 경기고로 전학 왔지만 동기생들에게 유난히 인기가 좋았다. 웅변에 능해 전국웅변대회에도 나갔고, 태권도와 야구를 해서 몸도 다부지게 단련되어 있었으며, 리더십도 인정받는 친구였다. 이후보는 정의와 약속을 소중히 여기는 친구였기에 동기들로부터 높은 신뢰와 인정을 받았다. 고3때 지나가던 남녀 대학생들을 희롱하던 동네 불량배에게 시시비비를 가리려 애쓰다가 주먹을 주고받았고, 그때 부러진 코뼈를 총리직 사임이후에야 수술했을 만큼 체구에 비해서는 정의감이 큰 친구였다. 그때부터 나는 그가 훌륭한 법관이 될 것이라 믿었다.

무엇보다도 친구들이 그를 좋아했던 것은 그가 따뜻한 마음과 인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경기고가 부산에 피란을 가서 천막교사에서 공부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한 동기생의 부모님이 폭격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때 졸지에 고아가 된 이 친구를 도와야 한다고 동기생들을 설득해 쌀을 거두어 전달한 사람이 이후보였다. 당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루하루의 생활이 어려웠고 식구들의 먹을 것도 제대로 없을 때였다.

이후보는 대단한 효자이기도 하다.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밑에서 가정교육을 잘 받기도 했지만 부모님을 받드는 태도는 친구인 나를 감동케했다. 결혼하고 나서도 매주 주말이면 꼭 서울 명륜동 부모님댁을 찾았다. 주말에 운동을 하자고하면 꼭 부모님댁을 가야한다며 다음으로 미루곤 했다.

한마디로 그는 모든 길을 감에 있어 자신이 따라야 할 「원칙」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가장 아름다운 가치로 여기는 「잘 다듬어진 사람」이다. 내 친구라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는 이런 성실하고 올바른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그의 「대쪽」이라는 별명은 아무나 얻을 수 없는 우리 시대 최고의 찬사이다. 다만 이런 별명으로 이후보의 따뜻하고 인정많은 면이 가려져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내가 알기로는 그가 주장하는 법치주의와 새정치의 밑바닥에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 국민 우선의 애민과 공정성, 모든 것을 녹여 하나로 화합시키려는 통합에 대한 소박한 바람이 있다. 이것을 국민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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