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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에 전문직 이민 러시/국가중추인력 새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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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에 전문직 이민 러시/국가중추인력 새나간다

입력
1997.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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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 중견간부·박사 상당수/이주업체엔 하루 1백통씩 문의고학력 기술인력들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지속적인 불황에 따른 고용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고급기술 인력들의 대량이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기업들의 대대적인 산업구조 조정에 따른 대량감원사태가 예고되고 있어 고학력 기술인력의 해외이주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민수속을 밟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전문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기업이나 연구소의 30∼40대초반 기간요원들이어서 이같은 이민러시는 장기적으로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명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유수한 정부투자기관의 핵심기술부서에서 12년째 근무중인 김모(38) 과장은 지난달 30일 캐나다 이민을 결심, 부모와 처에게 이해를 구하고 이민수속중이다. 김씨는 『그동안 배우고 쌓은 전문기술로 회사나 국가에 기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승진은커녕,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장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어 이민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명문대 화학공학과 석사출신으로 대기업산하 연구소의 엘리트연구원인 정모(35)씨도 비전이 없다고 판단, 현재 해외이주공사를 통해 캐나다 이민수속을 밟고 있다. 이들 두사람 모두 이민후 자신의 전공을 살린 공부나 취업대신 소규모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다.

지난주말 캐나다이민 설명회를 일간지에 광고한 D이주공사에는 기술이민 문의전화가 하루 1백여통씩 쇄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관심도가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높아진 것 같다』며 『문의자는 대부분 정부투자기관이나 대기업의 사원들이며 이 가운데 대학원 졸업자도 40%가량 된다』고 말했다.

해외이주상담과 외환업무를 맡고 있는 H은행본점 한모(34) 대리는 『95년부터 7백세대를 기술이민으로 캐나다에 보냈는데 이 가운데 40%가 전자 컴퓨터 등 하이테크산업에 종사한 기술자나 연구원이었으며 박사출신도 상당수였다』고 밝혔다. 1일 해외이민설명회를 가진 J해외이주공사 성모(30) 과장은 『현재 우리업체를 통해 기술이민을 수속중인 50여명은 대부분 고학력 기술자들로 이중 70%가 대기업에 근무하는 중견간부들』이라며 『연령대도 한창 일할 30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고학력 기술자들의 해외이주는 94년부터 본격화, 지난 2년동안 무려 3천세대 1만여명이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으로 떠났으며 뉴질랜드 이민이 거의 막힌 올해에도 10월 현재 9백16세대가 캐나다 등으로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캐나다이민의 경우 대졸이상으로 이공계통 엔지니어 3년이상 경력자면 기술이민이 가능하며 뉴질랜드는 95년 10월 이민법을 강화한 이후 거의 기술이민이 끊긴 상태이다.<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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