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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과소비책임?/신용카드 4,400만장 ‘1인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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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과소비책임?/신용카드 4,400만장 ‘1인1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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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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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품수입·유학·연수·여행…/GDP성장 앞서는 소비증가율최근 우리 경제를 덮친 위기의 일차적 책임이 단견의 경제정책과 비효율적인 기업 경영에 있다고 해도 일반 국민들 역시 비난을 벗기는 힘들다. 소비의 지나친 고급화, 수입상품에 대한 무분별한 선호, 사회 전반에 만연한 과소비 풍조는 경제에 거품을 씌운 주범 중의 하나다.

최근 몇년동안 우리나라 가계소비증가율은 94년 11.7%, 95년 11.0%, 96년 12.7% 등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꾸준히 앞서왔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다는 뜻이다.

적정한 가계 소비는 경기를 부양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최근의 풍조는 무절제한 수입품 선호, 유흥오락이나 고급 레저·스포츠 등 서비스 산업 소비 증가에 집중돼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장 개방이 소비재 수입 증가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도 사치품이나 불건전한 서비스 산업의 폭증은 경상수지 적자를 심화하고 국내 제조업과 경기를 위축시켜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준다.

최근의 극심한 불황과 외환 위기의 영향으로 주요 소비재 수입은 주춤했으나 일부 사치 품목의 수입은 오히려 늘어났다.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컬러TV 수입액은 3,900억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47.7%나 늘었고, 위스키 등 주류도 2억3,900억달러 어치가 수입돼 지난해보다 11.2% 가량 늘었다. 그밖에 라디오카세트(29.3%) 담배(5.9%) 화장품(2.2%) 골프용구(1.2%) 등도 수입이 늘었다.

신용카드 등 소비자 신용 증가도 물가상승과 경상수지 적자 심화의 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9월 현재 국내 카드발급수는 4,400만매. 국민 1인당 1개꼴로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셈이다. 개인가처분소득에 대한 신용카드 이용비율은 96년 현재 12.6%로, 소득수준도 높고 일찍 신용사회가 정착된 미국(11.2%) 일본(4.2%)보다도 높다.

유학·연수, 해외여행 등을 통한 외화 낭비도 경제 상황을 악화한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한국은행이 집계한 유학·연수로 인한 외화지급액은 2·4분기에 2억7,690억달러로 1·4분기 3억140만달러보다 다소 줄었으나 3·4분기에는 3억6,300억 달러로 다시 늘었다.

여행수지도 계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9월까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외국인 1명이 한국에서 쓰는 관광경비는 1,280달러. 내국인이 해외에서 쓰는 1인당 경비는 1,574달러로 훨씬 많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씀씀이가 크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해외이용실적도 94년 5,309억원, 95년 8,757억원, 96년 1조3,011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97년 상반기 이용실적도 9,489억원으로 이미 1조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 부설 국민경제교육연구소 송대희 소장은 『현재 경제 위기의 원인이 된 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경상수지 적자 때문』이라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과잉투자를 줄이고 국민들은 과잉소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낭비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건전한 소비 습관이 정착되어야만 국민 경제 전체가 견실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김경화 기자>

◎절약의 효과/점심시간 컴퓨터만 꺼도 연 119억원 외화절감

불황이다. 국가 경제를 위해서 뿐 아니라 가계부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고, 쓸데없이 흘러나가는 외화 유출을 막아야 할 때다. 적절한 소비는 경기 부양의 효과가 있지만, 전량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에너지나 사치성 소비재 수입은 경상수지만 악화한다.

가정에서 시작할 수 있는 절약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물, 전기, 난방연료 등의 절약은 가정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고 효과도 크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 가구에서 ▲양치질이나 면도할 때 수돗물 잠그기 ▲샤워할 때 1분동안 물잠그기 ▲세탁물 모아 하기 ▲설거지할 때 물 틀어놓지 않기 ▲절수형 변기 사용하기 등을 실천할 때 절약할 수 있는 물은 하루 608ℓ. 이를 1년동안 실천할 경우 절감되는 양을 돈으로 환산하면 4만6,989원(톤당 208원). 우리나라의 모든 가정이 실천한다면 매년 6,100억여원이 절감된다.

사무실에서 불필요하게 켜놓는 개인용컴퓨터로 인한 전력 소비는 얼마나 될까? 컴퓨터 모니터를 1시간동안 켜놓을 경우 전력소비량은 약 25㎾. 534만여대(95년 집계)에 달하는 국내 보유 PC의 모니터를 점심시간에 1시간씩만 꺼놓을 경우(시간당 전력요금 87.8원) 연간 119억여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손끝에서의 실천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내는 것이 바로「절약의 경제학」이다.<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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