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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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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정부가 긴급한 식량 및 의약품을 사 들이기위해 결국 미국과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1일 미군정찰기 U2기의 이라크상공정찰을 묵인하는 동시에 미국인을 포함한 73명의 무기전문가로 구성된 유엔무기사찰단의 활동을 거의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 현 유엔제재조처의 연장에 동의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유엔은 이라크에 대해 6개월마다 20억달러어치의 석유만 수출하되 그것도 오직 식량과 기본 의약품수입에 써야 한다는 제재조처를 해놓고 있다. 이라크는 오는 6일로 만기되는 이 제재조처의 연장조인에 반대하면서 대미 강경자세를 취했었다. 이라크의 1일 석유생산규모는 2백억배럴. ◆이 거대한 석유생산량을 기초로 선진국수준의 국가운영을 해 왔던 것인데 걸프전 이후 수출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양만 수출하기 때문에 이라크경제는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사담 후세인은 드디어 지난 11월 유엔무기감시단을 추방하는 한편 이라크상공을 감시비행하는 미국의 U2기를 격추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제2의 걸프전이 일어나기 전초전까지 몰고 갔다. 미국과 사생결단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결판의 결과가 너무 뻔하기 때문에 결국 머리를 숙이고 일단 급한 불부터 끄기로 정책을 바꿔 유엔 제재조처의 연기안에 동의하기로 한 것이다. ◆풍부한 석유생산을 바탕으로 옛 바빌로니아제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야심을 일단 접어두고 국민부터 살리자는 후세인의 정책은 같은 독재자이면서도 오직 독재유지에만 관심을 퍼붓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정권보다는 낫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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