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 현실적으론 불가능이회창/재정낭비 고속철 책임소재밝혀야김대중■경제파탄 책임
김대중 질문=집권당인 한나라당 이후보에게 질문하고 싶다. 오늘 금융이 파탄상태에 이른 것은 정경유착 때문이다. 이 정경유착은 김영삼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부분의 책임이 있다. 물론 야당도 책임이 있다. 그러나 광의로 해석했을 때 그렇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정권을 잡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가 야당으로 정권없이 지내보니까 실제로 그렇더라. 내가 볼 때는 금융사태의 첫째 책임은 김영삼 정부에 있고 그 다음은 집권당을 이끌어 온 이회창 후보에게 있다.
이회창 답변=나는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했고 또 여당대표로 있었기에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근본이 정경유착이기 때문에 여와 야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내가 여당에 몸 담았다고 해서 책임을 묻는다면 김종필씨와 연대한 김대중씨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나. 그렇게 책임을 물으면 금융개혁을 또 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인제 답변=김대중 후보가 내게 질문하지 않은 것은 나는 책임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야당에는 책임이 없다는 말은 수긍할 수가 없다. 우리 의회는 다수결이 통하지 않는다. 야당이 반대하면 대개의 법안은 결국 통과되지 않는다. 대부분 서로 합의가 되어야 법안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 경제 파탄의 책임은 야당에도 있다.
이회창 답변=경제 주역이 한나라당에 있다고 했는데 경제위기가 가시화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불과 최근까지도 경제가 이렇지는 않았다. 김영삼 대통령 정부에서 경제 주역을 맡았던 3총사가 지금 국민신당에 가 있다. 한나라당에서 이제 정권을 잡으면 나라를 망칠 것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혼동하는 것 아닌가.
이인제 질문=경제파탄은 금융권으로부터 왔다. 금융기관이 부실채권을 떠안아 흔들리고 건실한 기업들도 쓰러지고 있다. 증권시장이 붕괴하고 외환시장이 무너진 것은 정부·여당에 책임이 있다. 기업이 부도가 나면 회장과 사장이 책임을 져야한다.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라도 가야한다.
이회창 답변=경제운영의 성과를 분석하지못한 것같다. 회장-사장론은 우리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상명하복의 관계로 비유한 것인데 잘못이다. 기본 사고가 잘못이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면 실세 전무격인 노동부장관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나. 그런 비유는 맞지 않다.
김대중 답변=이회창 후보가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신한국당대표로 재임한 책임을 이야기했는데, 그때는 경제가 좋았다.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아사태문제를 해결못하고 IMF에 돈 빌려오자고 하니까 거부했다. 김영삼 대통령이 미국 일본 정상과 만나려고하니 가지 말라고 했다.
이인제 반론=이후보는 감사원장재직때 금융실명제를 대통령께 건의했는데. 실명제 기둥인 비밀보장을 어겼다. 계좌를 들추어내는 것은 권력의 협력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미국에서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한다. 김대중 후보는 92년 대선때 금융실명제를 줄기차게 요구했는데, 지금은 어떤 생각인가.
이회창 답변=당정간의 협의에서 바로 잡으려고 했다. 정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IMF 구제금융을 거절했다는데 그렇지않다. 마지막 순간까지 하다가 불가피하면 받아들이자고 했다. 김대중 후보는 김대통령과 만났을 때 아무 말 하지 않다가 이제와서 청문회를 주장하고 있는데 모순이 아닌가.
■중소기업과 재벌정책
이인제 질문=경제파탄은 정경유착이 원죄다. 재벌이 보호받고 은행에 돈받아 문어발식으로 확장한데 문제가 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이회창 답변=기본적으로 깨끗한 정치를 해야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정치인들이 노력해야한다. 3김정치는 정경유착의 정치다. 김영삼 대통령만 정경유착했는가. 이인제 후보도 정경유착을 소리높여 말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가 재벌과 유착하는 것을 감시해야한다. 낡은 패거리정치, 가신정치에서 벗어나는 구조가 이루어져야한다.
김대중 답변=세계에서 정경유착한 경우 정권교체가 안된 나라가 없다. 정권교체가 이루어져야 정치하는 사람들이 겁을 낸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정경유착을 끊을 수 없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한다.
이인제 반론=국민신당 창당할때 200억원을 청와대에서 받았다고 했는데 사실인지 밝혀라. 나는 (정치하면서) 파벌을 이끌지 않았고 깨끗하려고 노력했다. 5, 6공 정경유착의 표본인 김윤환 고문이 한나라당에 있는데 이회창 후보는 어떻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는가.
이회창 질문=김후보는 쓴 책 중에 어떤 곳에서는 재벌이 근대화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웠다가 다른 데서는 재벌은 이익추구만 아는 부도덕의 화신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쓴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재계에서는 그동안 김후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가 요즘 보수적이고 재벌친화적인 발언을 해서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런 태도 변화에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가.
김대중 답변=우리나라 재벌은 양면성이 있다. 정경유착이나 문어발식 기업확장, 내부자거래 등 기업이 저지르는 온갖 부정적인 행태는 마땅히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수출역군으로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도 바로 그 대기업이다. 기업의 부정적인 모습은 없애고 긍정적인 쪽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수출을 많이 해서 나라 발전시키는 기업가는 애국자로 존경해야 한다. 기업의 양면성에 대해 부정적인 면은 비판하고 긍정적인 것은 끌어내도록 해야 한다.
■그린벨트
―그린벨트 해제문제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 등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그린벨트제도를 바꿀 계획이 있는가.
이인제 답변=지사때 그린벨트내에 살고 있는 주민의 고통을 직접 봤다. 그린벨트 정책은 유지하되 그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풀어야 한다. 행위규제를 풀면서 여러차례에 걸쳐 완화해야 한다. 근본적인 것은 땅을 팔고 싶은데 정부가 사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 재정이 튼튼해지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후보는 그린벨트를 해제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이회창 반론=주민 애로사항을 풀겠다 했는데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그린벨트가 잘못 그어진 것도 있으므로 재검토해야 한다. 하지만 이후보가 말한 일부 해제가 어떤 기준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김후보가 말한 그린벨트 해제나 지가보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군사지역보호 상수원보호 등 모든 공적보호는 주민이 고통받게 돼 있다. 수백조원을 감당할 도리가 없을 것이다.
김대중 반론=집권하면 1년이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대신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 우리나라는 산지가 6.5할이므로 너무 많은 그린벨트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과학적 검토를 거치겠다. 보존해야 하는 것은 완벽히 보존하고 필요없는 것은 즉각 폐지하겠다. 사유재산을 20년동안 못쓰고 있다. 장기상환의 지가증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인제 답변=일부러 해제한다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 불가능하다. 다만 과다한 규제를 풀겠다는 얘기이다. 생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김후보 얘기는 그린벨트가 광역이니까 일부를 풀겠다는 것인데 그래도 어딘가는 금을 그어야 한다. 안방에도 금이 가 있어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분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경부고속철도 건설문제
―IMF 긴급자금을 받을 경우 정부재정를 축소해야하는데 경부고속철도사업을 어떻게 하겠는가.
이회창 답변=IMF 지원조건에 따라 경부고속철도 사업을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건이 나와야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IMF는 거시적인 경제구조의 합리화를 요구한다. 98년이 아주 힘들겠지만 그 이후에는 더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
김대중 반론=경부고속철도같이 터무니없는 재정낭비는 없으며 범죄행위에 가까운 것이다. 투자비가 5조에서 이젠 30조까지 들어가야한다는 예상이다. 부실공사도 수백개가 된다고한다. 철저히 따져 책임소재를 밝혀야한다.
이인제 반론=경부고속철도 사업은 노태우 대통령때 주먹구구식으로 계획했다. 5조가 들어간다고 했다가 지금은 17조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IMF의 요구를 들을 경우 내년 정부예산은 7조원이상 삭감해야하는데 어떤 투자사업부터 삭감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이회창 답변=경부고속철도 사업은 철저히 조사해야하고 잘못을 덮어두려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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