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드쉬 합의안 거부로 재협상/은행엔 일단 자구노력 기회부여정부는 1일 국제통화기금(IMF)실무협의단과 전날 잠정 합의했던 긴급자금 지원조건에 대해 미셸 캉드쉬 IMF총재가 반대함에 따라 이날 밤 다시 2차례나 협상을 벌여 IMF측이 요구한 부실금융기관 조기정리방안 등을 대폭 수용하는 선에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날 협상에서 국내 부실종금사의 즉시 폐쇄요구에 대해 증자여력이 없는 종금사만 우선 대상으로 삼겠다는 절충안을 제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증자여력이 없는 7∼8개 종금사의 정리절차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2·3·4·5·10·11면>관련기사>
임창렬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심야협상을 끝낸 뒤 『2일 상오까지는 모든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6개국」재무장관회의에 참석차 말레이시아를 방문중인 강만수 재경원차관도 이에앞서 『캉드쉬 총재와 콸라룸푸르에서 2차례 만나 IMF 자금지원 등을 논의했다』며 『1∼2개 조항을 제외하고는 이미 최종결론에 도달해 오늘(1일) 밤 합의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IMF가 이날 심야 재협상을 통해 마련한 실무안은 캉드쉬총재의 결재와 IMF본부(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늦어도 2일중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부총리는 이날 상오 10시30분 캉드쉬 총재와 전화통화를 갖고 잠정합의안의 동의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하오 8시부터 IMF 실무협의단과 재협상을 벌였다. 임부총리는 이날 밤 10시께 1차 협상을 마친 뒤 2일 새벽 김영섭 청와대경제수석과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휴버트 나이스 IMF실무협의단장과 2차 회동, 정책금융 축소 등 통화긴축 방안 등에 대한 막판협상을 시도했다.
IMF는 재협상에서 은행에 대해서도 종금사와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강력히 요구했다. 정부는 이에대해 부실 종금사는 IMF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 상당수 정리하는 대신 은행에 대해서는 자기자본비율을 일정기간안에 8%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하는 등 자구노력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반박, 어느정도의 양보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IMF측은 또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무역자유화, 전면적인 자본시장 자유화, 재벌의 상호지급보증 금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 보장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IMF지원조건에 관한 양해각서를 의결한 뒤 임부총리가 대국민담화형식으로 협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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